제지업계가 백판지 사업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내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중국 등에 대한 수출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제지업체들은 백판지 사업의 수익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신사업에 나서는가 하면 아예 공장 일부를 폐쇄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백판지 부문 1위 기업인 한솔제지는 충북 청원군에 있는 청주공장을 오는 25일자로 폐쇄할 예정이라고 19일 밝혔다. 청주공장은 지난 73년 세워진 공장으로 연간 5만6100t 규모의 백판지를 생산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연간 55만t을 생산하는 대전공장에 백판지 생산을 집중시키고 규모가 작은 청주공장은 없애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이다. 전체 매출 중 백판지가 85%를 차지하는 세림제지는 지난해 석유개발권을 사들인 카자흐스탄 2개 광구 가운데 사크라마바스 광구에 대해 지질조사를 위한 시추작업에 들어갔다고 이날 밝혔다. 세림제지는 작년 6월 148억원을 투자해 카자흐스탄 2개 광구에 대한 개발권을 갖고 있는 영국 아크렛사 지분 50%를 취득했었다. 제지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백판지 사업의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자 포장지 등에 들어가는 백판지는 중국 동남아 등의 지역에 주로 수출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제지업체들이 앞다퉈 백판지 공장을 세우는 바람에 수출길이 막힌 데다 내수 판매도 점점 감소하는 추세다. 세림제지 김현준 전무는 "기존 백판지 사업을 광택지 등 특수지로 교체해 점진적 구조조정을 추진하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석유개발 사업 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펄프도 작년부터 위생용지 사업 강화에 착수했다. 지난 2004년 53 대 47 수준이었던 백판지와 위생용지 비중을 올해는 위생용지 비중이 높아지도록 조정할 예정이다. 대한펄프 관계자는 "백판지에서 나는 적자를 위생용지로 메우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