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터넷업체들이 미국발 악재로 휘청거리고 있다.


미국 인터넷업체들의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는 분석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국내 인터넷주도 동반 추락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인터넷업체들도 미국 업체처럼 실적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높이 올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가 하락이 실적과 비즈니스 모델을 갖춘 선두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 차별화를 불러올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미국발 인터넷 쇼크


미국에서는 야후 이베이 등 대표적 인터넷업체들이 '어닝쇼크' 논란에 휩싸였다.


잘 나가던 구글에 대해 1년여 만에 '매도' 의견이 제시되는 등 거품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야후는 12.29% 급락했다.


구글도 4.75% 떨어지는 등 대부분 인터넷주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들 인터넷주가 추락하고 있는 것은 작년 4분기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지만 월가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거나 부정적인 전망을 발표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적에 비해 그동안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인식도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실제 이베이는 작년 4분기 순이익이 2억792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3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함께 발표한 올 1분기와 2분기 매출 전망치가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해 실망감을 자아냈다.


이런 상황에서 스티펠 니콜라우스증권은 구글에 대한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도'로 내렸다.


구글은 오는 31일 4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성장성 대 밸류에이션 논란


미국 인터넷주의 거품 논란이 심화되면서 한국 인터넷 기업들의 주가도 큰 타격을 받았다.


19일 코스닥시장에서 인터넷 대장주인 NHN은 4.29%나 떨어졌다.


엠파스KTH 인터파크도 하락했다.


인터넷주는 대부분 최근 2∼3일 동안 10% 이상 주가가 빠졌다.


삼성증권 박재석 인터넷팀장은 "미국 인터넷기업의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야후 주가가 급락하고 구글의 투자의견이 하향 조정된 것은 주가부담 때문"이라며 "국내 인터넷업체들도 시장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주가가 높은 수준에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8일 종가기준 NHN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CJ인터넷 다음 등 선두권업체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6.8배로 코스닥시장 평균인 13.4배에 비해 두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반면 국내 인터넷업체들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주가가 고평가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지난 2000년부터 인터넷시장이 형성된 미국과 3년 전에야 본격적인 시장이 열린 한국을 비교해 보면 국내 업체들의 성장성이 미국 업체에 비해 훨씬 더 뛰어나다"고 주장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국내 인터넷업체들의 평균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은 206%로 미국 인터넷업체 평균 43%에 비해 훨씬 높다"며 "국내 기업들의 고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