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22일 오후 7시 외국계 영어학원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 서울 종로센터.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테이블에 놓인 케이크와 와인을 둘러싸고 30여명이 웃고 떠드는 모습은 여느 파티장과 다르지 않다.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강사 10여명이 군데군데 섞여 있는 가운데 한국인들이 모두 영어로만 말한다는 것.


어학원마다 '펀(fun)'교육이 뜨고 있다.


토익이나 토플 등 시험에 대비하느라 강의실에 모여 외국어를 배우는 것만 떠올린다면 구세대다. 최근에는 회화를 중시하는 성인 수강생을 대상으로 각종 클럽활동이 활성화되고 있다.


실생활과 비슷한 상황에서 외국인 강사와 같은 취미를 즐기면서 외국어를 사용하면 학습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인스티튜트코리아는 평소 일종의 카페인 '소셜 클럽(social club)'을 열고 있다.


수업이 없더라도 학원을 방문하면 셀프 서비스로 커피를 들며 외국인 강사와 부담 없이 수다를 떨 수 있다.


나무토막을 쌓은 뒤 무너뜨리지 않은 채 한 개씩 빼내는 젱가(zenga)와 같은 보드게임을 하면서 더욱 쉽게 친해질 수 있다.


SDA삼육외국어학원은 매주 주말이면 색다른 모임을 갖는다.


금요일 오후 7시 'FNF(Friday Night Fellowship)클럽'에선 외국인 강사와 수강생 30여명이 음악회와 연극무대를 마련한다.


첼로 바이올린 피아노 전자기타 등을 직접 함께 연주하며 아예 밴드공연을 펼친다.


연극클럽도 인기가 높다.


지난 연말에는 외국인 강사 2명과 직장인 20여명이 '동방박사와 아기예수'라는 작품을 준비해 공연을 올렸다.


대사는 물론 준비과정부터 영어만 사용했다.


이 같은 클럽활동이 있는 금요일 저녁과 토요일 오전에는 지점마다 20여명 이상의 직장인들이 빠짐없이 참여한다.


직장인 김성모씨(35)는 "정규 수업보다 오히려 클럽활동에 참여해 자연스럽게 웃고 떠드는 것이 영어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철어학원도 매주 1회 점심시간을 이용해 '젠스 팝스(Jen's Pops)'라는 강좌를 운영한다.


'Yesterday''Nothing's gonna change my love for you' 등 팝송을 반주에 맞춰 따라 부르며 영어를 공부한다.


지난해 8월 첫 강좌를 열었을 때 25명 정도였던 참석자는 최근 2배 이상 늘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