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차장 결백 밝혀지면 걷잡을 수 없을 듯" 최광식 경찰청 차장의 최측근 가운데 한사람인 수행비서 강희도(40) 경위의 자살이 검ㆍ경 수사권 조정과 맞물려 강력한 폭발력을 지닌 `시한폭탄'으로 급부상했다. 강 경위가 자살로서 알리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인지는 좀더 조사 결과가 나와야 하겠지만 일단 자살 동기를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유서에 `검사없는 세상으로 가자'등 검찰에 대한 적의(敵意)가 묻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검ㆍ경 수사권 조정 과정에서 경찰이 "검찰이 경찰의 명예를 훼손할 정도의 비열한 수준의 언론플레이를 펴고 있다"며 반발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권 조정의 핵심축이었던 최 차장 최측근의 자살은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 검찰의 `공격'에 그나마 입바른 소리를 했던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전격 퇴임으로 억눌러왔던 분노가 강 경위의 죽음을 계기로 내부결속력이 강화돼 일선의 조직적인 반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강 경위의 유서 가운데 언론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는 `뉴스없는 세상으로 가자'는 대목은 다름아닌 브로커 윤상림씨 조사와 관련, 최 차장의 비리 의혹에 대한 보도라는 게 경찰 안팎의 시각이다. 이런 배경을 감안하면 검찰이 윤씨와 최 차장 사이에서 별다른 비리를 규명하지 못한다면 경찰이 쌓아왔던 울분은 한꺼번에 폭발할 것이 분명하다. 윤씨 조사과정에서 초기부터 검찰이 최 차장의 연루 의혹을 `의도적으로 흘렸다'는 불만과 울분이 경찰 내부에서 팽배한 상황에서 최 차장의 결백함이 결국 드러난다면 이에 `항거'한 강 경위의 죽음은 검찰을 향한 적개심에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경찰청 한 관계자는 "경찰이 현재 윤씨 관련 조사에서 검찰이 보인 `더티 플레이(dirty play)'에 울분을 삼키고 있는 것은 혹시라도 최 차장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최 차장의 결백이 드러나면 강 경위의 죽음의 책임은 검찰에 있는 것이며 일선의 반발은 이성을 넘어 감정적으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경위의 죽음으로 경찰 조직 전체가 검찰의 윤씨 관련 수사 결과를 주시하게 됐고 이 결과에 따라서는 검ㆍ경의 극한 대치까지 예상되는 폭풍 전야의 형국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hsk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