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업체들이 최근 유럽시장에서 공모하는 해외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달러가 아닌 엔화표시채권으로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유럽시장에서 BW를 공모하는 디지털큐브 케이디엔스마텍 남경컴테크 등이 엔화표시채권을 잇달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디지털큐브가 7억엔(약 59억원),케이디엔스마텍과 남경컴테크가 각각 4억엔(약 34억원)이다. 지난해 말에는 크린에어테크놀로지 카이시스 텔레윈 등도 엔화표시 BW를 발행했었다. 이들 채권은 만기 또는 조기상환시 사채권자에게 엔화로 지급하게 된다. 따라서 유럽시장에서 채권을 공모하면서 엔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디지털큐브 관계자는 "채권을 인수키로 한 피터벡파트너스가 달러가 아닌 엔화표시채권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라며 "피터벡이 일본에서 거액을 벌어들여 엔화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피터벡은 엔화표시채권을 발행하는 대부분 업체들의 BW를 인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계 투자사인 피터벡은 코스닥시장에서 해외 BW를 인수해 차익을 실현하는 BW전문사냥꾼으로 유명하다. 지난해만 해도 27개 업체가 발행한 BW를 인수했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달러가 약해지고 엔화가 강해질 것으로 예측되면서 환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수단으로 엔화표시채권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