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남편께서 무슨 문제 있는 거 아니시죠?"


바이오 벤처기업인 리젠의 배은희 대표(46)와 동아제약의 유무희 상무(연구소장·53)는 사석에서 가끔 이런 농담을 듣는다.


여성으로서 '남자의 성(性)'과 관련한 바이오·의약 제품을 상품화시킨 데 대한 주변의 호기심 섞인 질문이다. 이들은 하지만 이런 농담이 싫지만은 않다.


그만큼 자신들의 제품이 관심을 끌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남자의 성에 돈이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 출신인 배 대표는 음경 확대 수술용 의료제품 '이노폴디'를 개발,판매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해 3월 상품화한 이노폴디는 수술을 통해 음경에 삽입하면 스스로 새로운 조직을 생성시켜 음경을 확대해주는 의료제품.진피 지방을 이식하는 기존 방법과 차별화했으며 생분해성 소재로 돼 있어 몸 안에서 녹아 없어진다.


국내 최초의 여성 기업연구소장인 유 상무는 토종 발기부전 치료제 1호인 '자이데나' 개발 주역이다.


자이데나는 비아그라,시알리스 레비트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경구용 발기부전 치료제로 국내 신약 10호로 기록됐다. 지난달 말 큰 관심 속에 출시된 후 외국산 제품 위주의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아직 정확한 집계는 나와 있지 않지만 첫 달의 판매실적이 당초 기대치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성이라서


여성인 배 대표와 유 상무는 제품의 '민감한' 특성 덕택에 주목을 받곤 한다.


배 대표는 "모임에 가면 제품에 대해 궁금해하는 남성분들이 많다"며 "제가 여성이라 그런지 오히려 그분들이 더 민망해하면서도 관심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벤처업계 경영자들 중에는 실제 수술에 관심을 보인 사람들도 있는데 진짜 시술을 받았는지는 '노코멘트'라고 배 대표는 말했다.


유 상무도 비슷한 경험을 한다.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남편이 문제 있는 것 아니냐는 농담을 자주 듣는다'는 내용이 나간 후에는 주위 시선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제품 업그레이드에 주력


배 대표와 유 상무는 첨단 조직공학 기술과 신약개발 기술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배 대표는 이노폴디를 조루증 치료용으로도 적용할 예정이다.


연골 피부 등의 손상된 조직을 재생시키는 제품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유 상무는 자이데나의 부작용 을 줄이는 한편으로 전립선 비대증에 대한 연구를 고려하고 있다.


고혈압 같은 질환 치료용으로 적용 가능성에 대해서도 연구할 계획이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