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문제가 국제 원유 시장에 불을 붙였다.


아프리카 산유국인 나이지리아의 정정 불안까지 겹쳐 국제 유가는 배럴당 68달러를 돌파했고 금과 비철금속 등이 폭등하는 등 원자재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란 쇼크'로 고유가 비상


마흐무드 아흐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석유 무기화'를 언급했다.


이란 중앙은행 총재는 유럽은행에 맡긴 외화자산을 인출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로 인해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3월물은 1.29달러(1.92%) 상승,지난해 9월2일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68.48달러까지 치솟았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의 기준가격이 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격도 이날 전날보다 1.07달러나 급등한 60.34달러를 기록했다.


이란은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두 번째 산유국으로 하루 400만배럴을 생산,이 가운데 240만배럴을 수출하고 있다.


미국은 이란이 석유 수출을 중단하더라도 다른 OPEC 산유국이 부족분을 채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란의 수출 중단분을 대체할 만한 잉여생산 능력이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여기에 하루 250만배럴의 석유를 수출하는 아프리카 최대 석유수출국인 나이지리아에서 반군단체의 석유시설 공격 위협으로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유가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알 카에다의 추가 테러 경고도 잠재적인 불안 요인이다.


골드만 삭스는 원유 수요 확대로 4분기에 유가가 배럴당 70달러 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란과 나이지리아 사태가 악화하면 그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비철금속도 급등세


유가 불안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제 금값은 20일 뉴욕귀금속거래소(COMEX)에서 장중 한때 25년 만의 최고치인 온스당 568.50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헤지펀드 같은 투기자본들이 금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구리 알루미늄 아연 납 등 산업용 수요가 많은 주요 비철금속 가격도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자재 블랙홀' 중국의 수요 증가로 수급 불균형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데다 달러화 약세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려는 자금이 비철금속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어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