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당권경쟁의 초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김근태 상임고문의 약진으로 정동영 상임고문의 독주체제가 흔들리면서 후보간 합종연횡이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판세는 '2강1중다약'의 구도를 보이고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차기 대선주자인 정 김 고문이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영남 지역기반에 참여정치연구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이 일정한 격차로 뒤쫓는 양상이다. 영남지역 및 중도 개혁 구당파의 도움을 등에 업은 김혁규 의원과 호남지역 및 개혁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임종석 의원도 선전하고 있고,김부겸 김영춘 이종걸 조배숙 의원 등도 독자 목소리를 내세워 고군분투하고 있다. 우선 주목할 점은 정·김 고문이 초박빙 접전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만 해도 정 고문이 최소한 두자릿수 이상으로 김 고문을 앞서가는 흐름이었으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김 고문이 오차범위로 격차를 좁혔다는 게 당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당권파 책임론으로 정 고문을 압박하는 공세전략이 어느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타 후보와 연대가 가능한 1인2표제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여론조사에서 2위와 3위를 달리고 있는 '김-김(김근태 김두관) 연대'가 뜬 게 판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선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정 고문은 22일 기자회견에서 현 판세에 대해 "5월 지방선거는 물론이고 2월(당권)선거가 어렵다"고 이를 시인했다. 정 고문이 "국민은 네 탓이오를 거부한다. 당권만을 위한 짝짓기는 안 된다"며 네거티브 선거와 편가르기,노선투쟁 중지 등 '3불선언'을 후보들에게 제안하면서 김 고문을 직접 겨냥한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정 고문은 '김-김 연대'에 맞서 영남 출신 김혁규 의원,호남 출신 임종석 의원과의 연대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문희상 안영근 김종률 의원 등 여당 의원 33명은 '제3후보론'을 기치로 김혁규 의원 지지를 선언했다. 상대적으로 조직과 지역기반이 약한 40대 재선그룹은 다소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예선전에서 한 명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일단 '커트오프' 통과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예선전 전에 후보단일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런 절박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