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예술감독 정은숙)이 푸치니의 대작오페라 '투란도트'를 2월22~25일 나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1926년 토스카니니의 지휘로 이탈리아 밀라노 스칼라 극장에서 초연된 '투란도트'는 중국의 투란도트 공주와 칼라프 왕자의 목숨을 건 대결이 노비 류의 희생을 통해 진정한 사랑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담은 작품이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 2003년 이 작품으로 '정통 오페라의 장엄미를 잘 살린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전회 매진 기록을 세웠다. 이번 공연은 특히 지난해 11월 독일 최고 등급의 오페라극장인 하노버 국립극장의 상임 수석지휘자로 임명돼 화제를 모은 지휘자 구자범씨(36)의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국인이 유럽 정상의 오페라극장에서 상임지휘자를 맡은 것은 정명훈씨 이후 구씨가 처음이다. 구씨는 "푸치니가 중국(투란도트)과 일본(나비부인)에 대한 이야기는 썼으면서 한국에 대한 작품은 왜 안 썼느냐고 궁금해 하지만 사실 두 작품에 동양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담겨 있다"며 "작품 내용보다는 오페라로서 갖고 있는 음악적 구조와 아름다움을 관객이 알아주었으며 좋겠다"고 말했다. 2003년 공연에서 연출을 맡았던 이탈리아 출신의 울리세 산티키가 이번에도 연출자로 참여한다. 그는 "2003년 공연과 비교해 합창단이 더욱 활동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성악가는 모두 바뀌었다. 주인공 투란도트역은 유럽을 주무대로 활동 중인 드라마틱 소프라노 서혜연씨가 맡는다. 칼라프역에는 신예 테너 신동원과 드라마틱 테너 김남두가 더블 캐스팅됐다. 이 밖에 류역에 소프라노 김인혜와 오미선이,티무르역에 베이스 함석헌과 정동열 등이 출연한다. 합창은 국립오페라합창단과 국립합창단,관현악은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가 담당한다. 국립오페라단은 서울 공연 뒤 4월부터 9월까지 대전,춘천,창원,의정부,대구 등 지방공연도 가질 계획이다. (02)586-5282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