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SI사업본부를 신설한 KT가 금융 전문 정보기술(IT) 서비스 기업 인수에 나서는 등 금융정보화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스템 통합(SI) 업계는 KT가 자금력과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금융정보화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며 긴장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T는 최근 SC제일은행의 금융정보화 자회사인 제일FDS 인수에 관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KT는 SC제일은행의 IT 아웃소싱을 맡아온 제일FDS를 인수하고 나면 차세대 금융 시스템과 아웃소싱 시장을 공략하는 등 단숨에 금융정보화 시장의 메이저로 등장할 수 있다. 인수가는 100억~150억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KT는 이달 초에는 신용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300억원대의 차세대 프로젝트를 수주하기도 했다. 삼성SDS,LGCNS,한국IBM 등 대형 SI업체들이 과점해온 금융정보화 시장에 뛰어들어 입지를 다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임덕래 KT SI사업본부장은 "KT는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보유하고 있는 등 통신·금융 인프라를 충분히 갖추고 있어 금융정보화 사업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며 "나름대로 경쟁력이 있는 만큼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T가 금융정보화를 중심으로 SI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기존 SI업체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자금력을 갖춘 KT가 공격적으로 영업을 펼칠 경우 시장을 추가로 잠식당할 수 있는데다 공공·금융 시장에서 경쟁이 과열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SI업계의 한 관계자는 "KT SI사업단은 자금력은 물론 통신·금융 인프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올해는 대형 프로젝트가 많이 발주될 것으로 예상되는 금융정보화 분야에서 기존 SI업체들과 KT 간의 싸움이 거세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른 관계자는 "KT가 상당한 리스크를 감수하며 IT 아웃소싱 시장에 뛰어드는 모습이 곳곳에서 감지된다"며 "자칫 경쟁이 심해져 한동안 뜸했던 저가수주전이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