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스는 먼 옛날,남자가 사냥을 다녀와서 아내가 식량을 축냈는지 알아내기 위해 생겨났다는 전설이 있다. 키스의 유래가 무엇이었건 사랑하는 사람과의 키스는 달콤하다. 키스가 이렇게 사랑의 표시고 본능이라는 것은 다 알지만,건강에 더할나위 없이 좋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키스는 수명을 연장시킨다. 사랑의 바이블로 불리는 인도의 카마수트라에 나오는 키스의 종류는 30가지가 넘는데,키스 전문가들은 감정을 최대한으로 내는 분위기 키스가 건강에 가장 좋다고 한다.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분위기 있는 키스를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평균 5년은 장수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뭘까.


키스를 통한 솔직한 애정 표현은 여유로움과 편안함이 생활과 업무에 미쳐 좋은 결과를 나타낸다는 것. 특히 아침에 아내와 키스를 하고 나간 남정네는 교통사고를 내는 비율이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독일의 아서 사즈보 박사에 의하면 아침마다 배우자에게 키스를 하고 출근하는 사람은 직장에서의 업무 효율이나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월등히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키스를 하면 일단 심장이 뛰고 맥박이 두 배로 빨라지며 혈압이 오르고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돼 부신은 아드레날렌을 배출해 결국은 심장과 혈관의 수축력을 높인다. 성적 흥분은 좌절할 때나 공포심을 느낄 때 나타나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생성을 막아주기도 한다.


키스는 다이어트 효과도 있다. 미국의 버논 박사는 사랑하는 부부 사이의 아침인사 키스 한 번이 3.8㎉의 에너지를 연소시켜준다는 계산까지 내놓고 있다. 미국의 보험회사들은 그래서 고객에게 키스를 많이 나누라고 권하고 있다. 물론 키스를 통한 다이어트로 직접적인 효과를 보기는 힘들다. 아마 살이 빠질 때까지 부둥켜안고 키스를 한다면 입이 부르트고 서로 짜증내며 싸울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에너지를 연소시키는 데 키스가 한몫 한다는 것은 분명한 것. 키스는 충치도 예방한다. 키스를 하면 침 분비가 증가하고,침 분비는 입안의 산성화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이는 충치를 예방해 준다. 또한 키스는 바이러스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키스가 이렇게 좋은 것인 데도 이 땅의 중년들은 대부분 잊고 산다.


우선 남편이 출퇴근할 때 현관풍경을 보자. 예전처럼 남성의 잔기침이나 '여보 나왔소' 하는 목소리가 사라져버렸다. 대신 '틱틱'거리는 디지털 버튼식 열쇠를 누르고 드나든다. 아내는 방안에 앉아서 "당신 언제 왔어?"라며 불청객 맞듯이 한다.


디지털 열쇠가 나오기 전까진 그래도 "딩동" 하면 "아빠다,아빠오셨다"면서 아내가 아이들이랑 경쟁하듯 뛰어나가 문 열어주는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키스에 관한한 아날로그시대에 비해 디지털시대가 확실히 퇴행적이다. 귀가 시간의 현관의 가족 만남이 실종돼버렸기 때문이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현관에서 아빠와 아이들이 순서대로 포옹한 다음 뽀뽀하는 커플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나이들어가면서 아빠를 맞이할 아이들은 다 자라 외출해버렸고 디지털 열쇠에 밀려 아내가 현관문을 열어줄 필요도 없어지면서 중년부부는 키스할 공간과 시간을 동시에 잃어버렸다.


키스를 부활하자. 낡은 필름을 되돌려 아스라이 기억 뒤꼍에 가려져 있는 키스의 추억부터 되새김질해보자.


디지털 열쇠를 떼어버리고 '딩동'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형식은 내용을 바꾼다.


'딩동'하는 벨소리에 남편을 맞이하면서 현관에서 어색하고 쑥스러웠지만 키스하는 흉내라도 내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보자.


키스의 부활은 남편의 역할이 결정적이다. 자연스럽게 시도할 장소와 시간대를 잘 골라야 한다. 역시 '퇴근시간 현관의 키스'라는 전통(?)을 부활하는 게 지름길이다. 이를 놓쳤다면 부엌에서 저녁상을 준비하는 아내를 기습하는 것도 좋다. 예상치 못한 키스는 상대를 CF 주인공이라도 된 양 더욱 짜릿하게 한다.


중년의 키스는 섹스보다 더 상대를 흥분시킨다고 한다. 설 차례상을 준비하는 아내에게 10년 만의 키스를 선물한다면 주부의 명절 스트레스는 스르르 가실 것이다.


성경원 한국성교육연구소 대표 sexeducat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