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컴퓨터와 인터넷 보급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한국 학생들은 오락과 인터넷 검색에만 능할 뿐 응용 프로그램을 다루거나 학습용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능력은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교육과정평가원이 24일 공개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ICT(정보통신기술) 활용과 관련한 학업성취도 국제비교' 조사(2003년 기준)에서 밝혀졌다.


29개 회원국과 11개 비회원국의 만 15세 학생(고1) 28만명을 대상으로 한 OECD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가정의 컴퓨터와 인터넷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이었다.


가정에서 컴퓨터 활용이 가능한 학생의 비율은 98%로 OECD 평균 보급률인 85%를 크게 앞질렀다.


한국 학생들은 컴퓨터를 인터넷 검색과 오락에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과 오락을 위한 컴퓨터 사용 정도 지수는 OECD 평균을 0으로 했을 때 0.34를 기록했다.


캐나다(0.63)와 미국(0.46)에 이어 조사 대상 국가 중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게임을 자주 한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이 전체의 57%,'음악 다운로드를 자주 한다'는 학생은 79%로 OECD 국가 평균치 53%와 49%보다 각각 4%포인트,30%포인트 높았다.


반면 프로그래밍 언어 프로그램,교육용 소프트웨어 등 학습 목적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학생은 드물었다.


'프로그래밍을 위해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경우가 잦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한국 학생의 8%에 불과했다.


OECD 가입 국가 전체 평균인 23%의 3분의 1에 불과한 수준이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위해 컴퓨터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한 학생 역시 6%로 OECD 평균 13%에 크게 못 미쳤다.


학교에서의 컴퓨터 활용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컴퓨터 보급률이 0.27대(OECD 평균은 0.16대)에 달한다.


그만큼 일선 학교 대부분에 충분한 컴퓨터가 보급돼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학교에서 컴퓨터를 사용한다는 학생들은 적었다.


한국 응답자의 28%(OECD 평균은 44%)만이 '학교에서 컴퓨터의 사용이 잦다'고 답했으며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43%에 달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