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반도체가 지난해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내며 다시 한번 '고속성장'을 이뤄냈다.


지난해 환율하락과 고유가 등 외부 경영악재로 인해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들이 부진을 겪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의 실적은 '경이적인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평가다.


이에 따라 하이닉스의 '고속 질주'가 과연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탄대로에 진입?


하이닉스는 2003년 40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4년 2조원대의 영업이익을 내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뒤 지난해에도 1조6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 같은 실적은 주력 제품인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매출이 급성장한 데 따른 것이다.


하이닉스는 2004년 경쟁업체에 비해 1년가량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 만에 삼성전자 도시바에 이어 세계 2위(점유율 10.7%)에 올라섰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낸드플래시 비중을 연초 13%에서 4분기에 40%로 끌어올리며 시장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당분간 실적호조 지속"


업계는 하이닉스의 깜짝 실적 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인텔-마이크론의 합작으로 다시 불붙기 시작한 세계 반도체 시장의 '합종연횡' 속에서 하이닉스가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보일지가 주된 관심거리다.


현재까지 하이닉스에 대한 시장 전망은 밝은 편이다.


하이닉스가 지속적인 원가절감과 투자로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하이닉스는 올해 시설투자 금액으로 지난해(2조2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 늘어난 3조6000억원을 책정했다.


하이닉스는 이 금액을 올해 중국 우시의 300mm웨이퍼 공장과 국내 라인 증설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하이닉스는 올해 3개의 신규 라인을 추가로 확보하게 된다.


이달부터 대만 프로모스에서 위탁생산 방식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들어가는 데 이어 오는 4월부터는 중국 우시의 200mm웨이퍼 공장을 가동한다.


또 12월께에는 우시의 300mm웨이퍼 공장도 가동에 들어간다.


여기에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하이닉스는 이달 초 이스라엘의 낸드플래시 소프트웨어 업체인 M-시스템스와 공동으로 퓨전메모리 반도체(DOC H3)를 공동 개발,2분기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512Mb 그래픽 DDR3(GDDR3) 제품도 양산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최근 하이닉스의 D램에 대해 27.2%의 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등 악재도 있지만 하이닉스가 신규 투자 규모를 늘리고 신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성장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