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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경 플라자] 공허한 출판산업 육성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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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호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 문화관광부는 최근 출판을 원천으로 한 영상,IT,DMB 등 출판지식산업 육성을 위한 안을 수립했다. 이 안에 따르면 팀장 1인(문화관광부 차관보)과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8인 이내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첨단 매체와 연계한 종합적인 출판지식산업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방안의 실행에 필요한 각종 법·제도 개선과 충분하고 장기적인 예산방안도 따로 준비한다는 것이다. 이 안의 세부과제로는 출판과 DMB IT 위성방송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매체와의 연계 방안,한국 전자출판의 현주소 진단과 유비쿼터스(U)북 환경 조성을 위한 기술적·법적·제도적 선결과제,출판과 게임 애니메이션 만화 등 문화콘텐츠 산업과의 상호 교류 및 연계 방안,유통 분야의 현황 진단과 현대화 정보화를 위한 과제,출판을 비롯한 각종 콘텐츠산업 통계의 정확한 작성을 위한 제도적 해결 및 정책에의 활용 방안 등이 제시돼 있다. 운영 일정은 TF 발기 첫 회의를 지난 20일에 연데 이어 2월 말까지 연구 과제를 결정하며 5월 말까지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 안의 출판계 위원란은 아직 공란이다. 그것은 대한출판문화협회 상무이사회가 이 방안은 출판계를 들러리로 세운 것에 불과하다며 TF 참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전자책 등장 이후 문화관광부가 마련한 방안들은 전통적인 책에 대한 지원보다는 새로운 매체 육성에 중점을 둬왔다. 새로운 매체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이뤄지지 않은 채 '새로운 것은 무조건 좋은 것이야'라는 전제 아래 맹목적이고 졸속적인 지원으로 일관해 왔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안만 해도 그렇다. 새로운 매체 출현은 이미 오래 전에 예고됐다. 그러니 적어도 이런 안은 몇 년 전에 나왔어야 했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중순 이해찬 국무총리가 출판계 대표들을 면담한 다음 출판을 원천으로 한 영상,IT,DMB 등 출판지식산업 육성 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하자 '마지못해' 마련한 것으로 돼 있다. 그 결과는 어떤가? 출판계를 지원해서 나온 결과물만 놓고 보면 한심하다. 출판계는 전자책에 대한 지원을 대대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투자했지만 본전도 건지지 못했다. 출판유통 현대화에 수십억원을 퍼부었지만 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출판 인력 양성을 위해 만든 책자 중에는 마감에 맞춰 급조하느라 일본책을 그대로 베끼다시피 하고 국내 필자의 글을 도용해 심각한 저작권 침해가 이뤄진 것마저 있다. 이번의 방안도 그대로 실행된다면 빡빡한 일정상 결국 예산만 낭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방안에 '한국은 하드웨어 발전은 세계 최고,소프트웨어는 빈약'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맞다. 하드웨어 발전은 최상의 수준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수준은 왜 한심한가? 겉으로는 출판산업이 모든 지식산업의 원천이라고 말하면서도 새로운 매체를 불나방처럼 좇으며 정작 출판은 '고사'시키는 정책으로 일관했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올 상반기에 상용화되는 '걸어다니는 인터넷 와이브로'로 말미암아 출판산업은 훨씬 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 빈약한 도서관 지원책만이라도 확실하게 세우면 위기의 출판산업은 저절로 육성될 것이다. 문화는 '동물성'이 아니라 '식물성'이다. 오랜 세월 물과 거름을 주어야 성장하고 그렇게 성장한 나무가 퍼뜨린 씨앗이 날아가 영향력을 점차 키우는 것이다. 결코 경천동지할 기술이 등장해 하루아침에 문화를 확 바꾸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문화를 육성하는 전략은 장기간에 걸친 연구를 통해 세워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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