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가 주역을 맡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2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개막됐다. 지난 2004년 국내 초연 당시 주역으로 전석 매진을 이끌었던 조승우가 다시 무대에 오른 것. L R 스티븐슨의 동명 원작을 바탕으로 만든 이 작품에서 그는 선과 악을 분리하는 약을 개발한 과학자 지킬 박사와 악마로 변하는 하이드 등 두 가지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고 있다. 이날 저녁 개막공연에서 그는 특유의 연기력으로 관객의 갈채를 받았다. 조승우가 무대에 서는 날의 티켓이 이날 현재 95%나 판매됐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국내 뮤지컬 사상 최고액인 회당 1000만원의 출연료로 총 4억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영화에서 A급 스타의 출연료와 맞먹는 액수다. 조승우와 더블캐스팅된 류정한의 인기도 만만찮다. 류정한이 주역을 맡은 날의 공연 티켓은 이날 현재 70% 이상 판매됐다. 영화 '말아톤' 등에 출연한 조승우가 대중성과 연기력에서 앞선다면 성악 전공자인 류정한은 노래실력에서 한 수 위라는 평가다. 연출자 데이빗 스완은 "두 배우는 본인만의 색깔로 지킬과 하이드를 잘 표현하고 있다"며 "특히 류정한의 노래실력은 수준급"이라고 말했다. 류정한은 이날 조승우 출연 공연보다 앞선 낮 공연에서 뛰어난 노래 솜씨로 객석의 가슴에 파고 들었다. 두 배우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면서 작품성을 끌어 올리고 인기도 높이는 형국이다. 여기에 인간의 이중성을 갈파한 뛰어난 주제의식,뮤지컬에서는 보기 어려운 독특한 소재와 스릴러양식 등이 결합해 상승효과를 내고 있다. 클래식과 팝을 조화시킨 '원스 어펀 어 드림''섬원 라이크 유''디스 이즈 더 모멘트' 등 아름다운 노래도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는 김봉환 김성기 김선영 이혜경 김기순 등이 함께 출연하고 있다. 이 작품은 2월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뒤 2월10~29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다. (02)556-8556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