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영화관이 인기다.


주말엔 관람료가 1인당 3만원인데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을 정도다.


편안한 시트와 넉넉한 좌석 간 거리로 품위 있는 영화관람을 할 수 있어서다.


전용 바를 갖춰 간단한 식사나 음료를 상영 전후 또는 영화를 보는 중에 제공받을 수 있는 점도 일반 상영관과 다르다.


2000년 프리미엄 영화관을 국내에 처음 선보인 CGV가 오리 상암 용산 세 곳에 '골드 클래스'를,2005년 후발 주자로 뛰어든 롯데시네마가 서울 명동 에비뉴엘과 안산 두 곳에 '샤롯데'를 운영 중이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들이 비싼 만큼 제 값을 하는지 '영화광'을 자처하는 독자 두 명과 함께 꼼꼼히 따져 봤다.


CGV가 분당 오리점에 처음 프리미엄 영화관을 열었을 때만 해도 '누가 저길 갈까?'라는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영화를 두 편 보여주는 것도 아니면서 보통 상영관의 네 배나 되는 관람료(평일 2만5000원,주말 3만원)를 받겠다고 나섰으니 말이다.


하지만 '누가 갈까'라는 의문은 점점 '나도 한 번?'이라는 호기심으로 바뀌어갔다.


관객들 사이에 '무슨 영화를 보느냐' 못지않게 '어떤 영화관에서 보느냐'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져 나가면서다.


그럼 골드 클래스와 샤롯데는 어떻게 다를까.


일단 상영시간 1시간 전부터 전용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고,커피나 주스 등 무료 음료 한 잔이 제공되는 점은 똑같다.


스크린 크기도 '10m×8m(골드 클래스)'와 '10m×7m(샤롯데)'로 큰 차이가 없다.


◆서비스·부대시설은 골드 클래스=25일 프리미엄 영화관 체험에 나선 독자평가단 선희원씨(26·대학원생)가 두 곳에서 각각 영화 상영 중 음료를 주문해봤다.


선씨는 "골드 클래스에서는 언제 직원이 왔다갔는지도 모르게 음료를 갖다줬다"며 "그러나 샤롯데에선 서빙하는 직원이 인기척을 많이 내는 바람에 영화 관람에 조금 방해가 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의 숙련된 움직임은 아무래도 프리미엄 영화관을 오래 운영한 골드 클래스가 낫다는 얘기다.


다양한 부대시설도 골드 클래스의 장점으로 꼽혔다.


샤롯데가 바 형태의 라운지 한 곳만을 갖춘 데 비해 골드 클래스는 바,보드게임장,인터넷 카페 등 세 가지 테마로 라운지가 나뉘어 있었다.


그리고 상영관과 붙어 있는 별도 화장실,비데까지 갖춰진 변기도 편리함을 더했다.


샤롯데의 경우엔 일반 상영관의 화장실을 같이 사용해야 했다.


◆좌석 편안함·주차 편의는 샤롯데=쿠션감이 좋고 180도까지 젖혀지는 관람석이 샤롯데의 장점으로 꼽혔다.


이영아씨(32·주부)는 "시트가 푹신푹신하고 몸을 완전히 뒤로 누일 만큼 의자가 젖혀져 안방 침대에서 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에 비해 골드 클래스는 시트의 최대 각도가 140도로 샤롯데에 조금 못 미쳤다.


롯데백화점의 주차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는 것도 샤롯데의 장점으로 꼽혔다.


백화점 영업시간 이후엔 주차공간이 넉넉했고 상영관까지의 거리도 상대적으로 가까웠다.


용산역사에 들어가 있는 골드 클래스는 할인점과 주차장을 같이 쓰다 보니 밤늦게까지 붐볐다.


◆네티즌 평가=23일부터 5일간 진행된 엠파스 네티즌 투표에는 총 647명이 참여한 가운데 관록의 골드 클래스가 65.8%의 지지를 얻어 34.2%에 그친 샤롯데를 따돌렸다.


아이디 '유니콘'은 "골드 클래스가 부대시설이 더 알차다"고 평가했고,'lang015'는 "새로 생긴 샤롯데가 의자도 크고 깨끗하다"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