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현지시간) 끝난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장 투쟁을 주도해온 하마스가 돌풍을 일으키면서 중동 평화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번 총선에서 최소 30% 이상을 득표해 집권 파타당의 대안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총 132명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총선에는 유권자의 77.7%가 투표에 참가했으며 최종 개표 결과는 26일 밤에 나올 예정이다. 팔레스타인 안-나자흐 대학은 투표 종료 직후 실시한 추구조사 결과,파타당이 45.2%,하마스가 42.4%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스라엘의 채널2TV는 파타가 43%,하마스가 32%를 득표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하마스는 한술 더 떠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는 "가자지구와 요르단강서안에서 70석 이상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총선에는 파타와 하마스를 포함해 모두 11개 정당이 참여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약진에 신경이 곤두선 분위기다.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대행은 "하마스가 기존 (테러조직의) 모습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일원이 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하마스가 대 이스라엘 투쟁노선을 포기하지 않는 한 상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하마스가 의회에 들어가면 실용주의를 택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그러나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투쟁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마스의 또 다른 지도자인 마흐무드 알-자하르는 "이스라엘 파괴를 규정한 하마스 헌장을 한 글자도 고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