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작가 백경훈씨와 사진작가 이겸씨가 네팔의 숨겨진 왕국 무스탕을 여행하고 돌아와 '마지막 은둔의 땅,무스탕을 가다'(백경훈 글·이겸 사진,호미)를 펴냈다. 무스탕은 14세기 나라의 기틀을 세웠다가 18세기 네팔에 자치권을 빼앗긴 옛왕국.히말라야 산맥에 둘러싸인 고원과 협곡의 땅이다. 해발 4000m를 넘는 고산지대,한동안 외부인의 방문이 금지됐던 '금단의 땅'이기도 하다. 이 험한 곳을 두 사람은 캠핑 트래킹으로 20일간 탐사했다.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지옥코스'를 선택한 것도 별쭝나다. 하루 13시간씩 행군하면서 고산병을 이겨내야 하는 죽음의 코스.아찔한 위기를 몇 번씩 넘겨가며 그들이 발견한 무스탕의 진경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끝도 없이 아득한 풍경과 원시의 색깔로 신비롭게 빛나는 자연,하늘에 펄럭이는 깃발 룽다,척박한 땅과 거센 바람에 맞서 살아가는 사람들,종교적이면서 철학적인 그들의 표정,고요한 시간의 나이테…. 백씨는 잘 나가던 광고회사를 그만두고 네팔에 미쳐 7년간 일곱 번이나 다녀온 '네팔병 환자'.순수 원형의 땅과 태초의 하늘을 본 그는 무스탕의 하늘을 '천상천하 모든 것의 끝이고 시작인 천공(天空)'이라고 표현하며 이번 여행은 '신과의 동행'이었다고 말했다. 사진작가 이씨도 고산지대 텃밭에서 만난 가족의 평화로운 모습을 보고 "너무 아름다워 눈물이 났다"며 '무엇을 잃고 살아가고 있는가'를 단박에 일깨워준 풍경이었다고 회고했다. 276쪽,1만8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