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장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수십개의 종이통장을 카드 한장에 담아 쉽게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전자통장은 IC칩이 내장된 스마트 카드 한 장에 개인의 모든 계좌 정보를 담는 통장을 말한다. 현재 전자통장을 발급하는 곳은 국민은행 신한은행 조흥은행 하나은행 기업은행 등이다. 국민은행이 지난 2004년 11월 'KB전자통장'을 출시한 이후 1년여 만에 27만6000계좌를 유치하는 등 은행권 전체적으로 전자통장 계좌수는 100만개에 이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계좌이체가 많은 개인사업자,인터넷뱅킹·폰뱅킹·모바일뱅킹 등에 익숙한 30대 남성들이 주된 고객"이라고 말했다. 전자통장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관리가 편하기 때문.대부분의 금융 소비자들은 수십개의 통장을 관리하다가 통장이나 인감을 분실하는 등 곤란한 일을 겪곤 하지만 카드 1장에 모으면 지갑에 넣고 다닐 수도 있다. 국민은행의 KB전자통장은 카드 1장으로 30여개 통장에 있는 예금을 입·출금하는 등 기본적인 거래가 가능하다. 통장 정리 시간이 짧다는 것도 장점이다. 거래 내역을 조회해 보고 싶다면 은행 지점에 비치된 '거래내역 출력기'를 통해 가능하다. 보안성도 뛰어나다. IC칩 기술을 이용하기 때문에 복제가 불가능하다. 개인인증번호(PIN)를 5회 이상 잘못 입력하면 거래가 정지돼 분실 시에도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인감도장 대신 PIN번호를 사용하고 있어 관리도 편해졌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통장 40개를 대신해 쓸 수 있는 전자통장을 발급하기 시작했다. 영업점에 신분증과 통장을 지참해 신청하면 발급가능하며 신규 계좌를 개설하거나 종이통장을 전자통장으로 전환하면 6월 말까지 발급수수료가 면제된다. 기업은행도 지난달 전자통장인 'e-모든 통장'을 선보였다. 입·출금이 가능한 예금을 비롯해 적금 대출계좌 등 총 30개 계좌를 관리할 수 있다. 신한은행도 종이통장과 현금카드 기능을 합친 스마트원 카드를 발매 중이다. 스마트원 카드에는 10개의 현금카드와 전자화폐,직불카드,교통카드와 공인인증서 기능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카드 하나로 모든 금융 거래를 할 수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