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구부산고속道 따라 지자체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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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신대구부산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영남권 지방자치단체들 간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신대구부산고속도로 구간 밖인 경주와 포항 영덕 울진 등 동해권 지자체들은 관광객 격감 등으로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반면 청도 밀양 김해 등 영남 내륙권 지자체들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로 한껏 부풀어 있다.
경주시는 대구권 관광객들이 밀양 청도 등 내륙지역 관광을 선호할 가능성이 커져 관광업계의 줄도산을 걱정하고 있다.
경주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대구~포항 간 고속도로 개통 후 관광객 대부분을 포항과 영덕에 고스란히 빼앗기고 있는 데 신대구부산고속도로까지 개통돼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걱정했다.
경주 감포읍의 한 회식당 업주는 "포항고속도로 개통 이후 휴일에도 공치는 날이 많다"며 "앞으로는 포항과 영덕 관광을 한 후 경주를 거쳐가는 손님들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영덕,울진의 횟집과 식당 등은 휴·폐업을 준비하거나 아예 청도 밀양 등 내륙지역으로 이전을 서두르는 모습도 눈에 띄고 있다.
포항은 2009년 개장을 앞둔 포항 영일만 신항의 경쟁력이 크게 약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포항시는 신대구부산고속도로 개통으로 대구 구미 등 중부 내륙권과 최근 개장한 부산 신항 간 거리가 1시간 이내로 가까워져 부산항 의존율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포항상공회의소의 한 관계자는 "영일만 신항은 부산항의 만성적인 체선 체화에 따른 틈새시장을 겨냥하고 대구~포항 간 지리적 접근성을 최대 경쟁력으로 삼고 있는데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대구시도 의료와 상업,유통,학술,문화 등의 서비스가 서울과 부산으로 흡수되는 이른바 '빨대효과(Straw Effect)'가 나타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반면 청도 밀양 김해 등은 지역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 있다.
벌써부터 부동산 가격이 치솟고 있다.
밀양 시내를 관통하는 밀양IC 주변 논밭은 평당 6만~7만원 선에서 40만~50만원대로 급등했다.
전원주택지로 가장 관심이 높은 밀양시 예림리의 경우 평당 50만원 이상을 줘도 매물을 찾기 힘들다.
청도IC 인근 지역은 대구·경북지역 도시민들의 전원주택지로서 2만~4만원 하던 땅이 현재는 10만~15만원으로 네 배가량 뛰었다.
고속도로 개통의 가장 큰 수혜지인 밀양시는 그동안 열악한 교통여건 때문에 관광자원화하지 못한 얼음골,표충사,제약산 등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박옥희 밀양시 관광담당은 "고속도로 개통으로 부산과 대구까지 출·퇴근이 가능해졌다"면서 "향후 영남권 최대의 베드타운으로 개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