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히트상품인 '오렌지(O-range) 정기예금'의 경우 이름에 깊은 뜻을 담고 있다. 오렌지정기예금은 양도성예금증서(CD)의 수익률에 따라 3개월마다 금리가 변하는 변동금리 상품.양도성예금증서의 알파벳 'C'와 'D'를 합쳐놓은 모양(CD)이 오렌지의 단면과 닮은 데서 나온 이름이다. 또 레인지(range)는 금리가 범위 안에서 바뀐다는 뜻이다. 이 이름을 만든 곳은 우리은행 내 NAT(Naming Advisory Team)팀.지난해 4월부터 개인마케팅팀 주관하에 영업점 및 본점 직원 9명으로 구성, 발족시킨 이 팀은 수시로 모여 회의를 통해 상품명을 제안하고 토론을 벌인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내놓은 'R부자(父子) 플랜 복합예금'과 '심청이 예적금' 등 튀는 상품명은 이 팀의 아이디어였다. 하나은행의 '부자되는 통장'은 급여나 관리비 이체 때 자동화기기 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주는 상품.이 상품에 가입하면 연 25만원까지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는 만큼 실제 재테크에 도움이 된다는 뜻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SC제일은행이 판매하고 있는 '사랑의 열매통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CI인 '사랑의 열매'를 따서 이름을 붙였다. 실제로 이 상품에 가입하면 '사랑의 열매통장' 배지를 기념으로 준다. 신한은행의 경우 최고를 뜻하는 '탑스'(Tops)를 화두로 하는 시리즈 상품을 내놓고 있다. '탑스 직장인 플랜 저축예금'과 '탑스 세이프론'처럼 신한은행 상품명에 대부분 탑스라는 이름이 붙는 이유다. 탑스라는 단어만 들어도 신한은행을 떠올리도록 한다는 게 은행 전략이다. 외환은행도 긍정과 만족을 뜻하는 '예스'(Yes)라는 이름을 상품 앞에 붙여 쓰고 있다. 예스를 은행상품의 대표 브랜드로 하고 그 뒤에 상품명을 붙여 '외환은행=예스'라는 이미지를 고객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포석이다. '예스 큰기쁨예금' 'YES실세금리 정기예금' 등도 이 같은 전략에 따라 명명된 상품들이다. 이에 비해 국민은행은 'Simple is beautiful'(단순한게 아름답다)는 모토 아래 상품 브랜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슈퍼 매직 드림 같은 용어 사용을 지양하고 고객이 상품명만으로도 명확하게 어떤 상품인지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직장인 우대종합 통장'과 '시니어 웰빙(well-being) 통장' 등이 대표적이다. 국민은행은 또 홍보부 안에 '브랜드 관리팀'을 두고 브랜드 전략수립은 물론 상표권 의장권 등 지식재산권까지 관리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