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주가가 급등락함에 따라 증권사들이 올 한해 주가의 수정전망치를 서둘러 내놓고 있다.


주가예측의 가장 큰 목적인 시장의 안정과 투자자들의 안내판(guide) 역할을 얼마나 할 수 있는지는 나중에 평가될 일이지만 일단 국제금융시장의 눈은 곱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은 주가예측이 시장흐름에 너무 민감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주가는 선제적으로 예측해야 본래의 기능인 시장 안정과 투자자들에게 안내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다.


지금처럼 시장흐름을 쫓아 사후적 혹은 대증적으로 예측할 경우 오히려 시장과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고 비판한다.


같은 맥락이지만 주가예측을 그렇게 쉽게 수정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대부분 한국 증권사들이 올해 주가가 1500선은 무난히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을 채 잉크도 마르기전에 1150선으로 떨어진다고 수정 전망하면 이것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냐고 반문한다.


실물통계와 달리 주가예측이 아무리 전문가들의 감(感)을 중시한다 하더라도 시장에 조금만 이상이 있을 때마다 수정 전망치를 내놓는다는 것은 한국 증권사들이 내부적으로 주가를 예측하는 모델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경제성장률과 같은 실물통계도 아닌데 구체적인 수치를 들어 주가를 예측하는 것에도 놀라고 있다.


다른 변수와 달리 주가는 심리적인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수치를 들어 예측할 수 없고 설령 맞았다 하더라도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주가전망은 수치보다는 투자전략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추세전환을 중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군집성 주가예측 관행도 한국 증시에서 하루빨리 개선돼야 할 악습이라고 보고 있다.


군집성 주가예측이란 전년도에 주가예측을 잘 한 사람의 시각이 다음 연도 예측에 관심이 쏠리는 현상으로 특히 한국 증시에서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런 예측관행은 예측자가 자신감이 없거나 나중에 책임을 면하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이 밖에 주가예측에 대한 결과중시형 평가도 한국 증시발전에 저해요인으로 꼽고 있다.


투자자들의 이익을 목표로 하는 증권사의 속성상 이런 평가는 십분 이해되지만 요즘처럼 주가가 상승할 때 낙관론자만이 득세하는 풍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다.


모든 전망에 대한 평가는 결과와 함께 과정도 중시돼야 한다.


낙관론자들이 왜 주가를 밝게 보는지와 비관론자들이 왜 주가를 어둡게 보는지 그 요인을 동일 선상에서 바라봐야 시장을 바로 보고 균형을 찾을 수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증시발전을 위해서는 주가예측은 반드시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시장 안정과 투자자들에게 안내판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앞으로 주가예측은 사후적 혹은 대증적보다는 선제적으로,구체적인 수치전망보다는 추세전환 예측으로,대중인기영합적인 군집형 예측보다는 소신있는 다원적인 예측으로,결과와 함께 과정과 요인을 같은 비중으로 평가되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