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대형 금융회사들이 국내에 캐피털 회사를 세우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주로 주택 관련 할부금융 시장을 노리는 모습이다. 토종 캐피털 회사들 역시 최근 들어 후순위 주택담보대출이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추세여서 부동산 관련 금융시장을 둘러싼 토종과 외국계 금융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리먼브러더스는 조만간 '코리아 모기지 파이낸스'(가칭)라는 캐피털 회사를 설립하고 금감원에 여신금융사 등록 신청을 낼 계획이다. 이와 관련,리먼브러더스 관계자는 "한국에 할부금융 업체 설립 신청을 낼 계획이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 4위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자회사로 설립되는 코리아 모기지 파이낸스는 후순위 주택담보대출 상품과 전세자금 대출 등 신상품을 내놓고 주택 관련 할부금융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도 이미 진출해 있는 SC제일은행과는 별도로 여신금융사를 세우고 저신용자 대출시장에 진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여신금융시장에 진출한 해외 업체들은 자동차,내구재 등 특정 품목을 대상으로 한 할부금융에 집중하는 반면 리먼브러더스나 SC그룹은 신용이 낮아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한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대출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어서 주목된다. 지난해 9월 금감원에 등록한 르노크레디트(RCI)는 프랑스 르노그룹 계열사로 르노삼성자동차의 할부금융을 맡고 있다. 지난해 12월 등록한 키이큅먼트는 미국계 리스업체로 전산장비 리스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업체다. 금융계 관계자는 "외국계 대형 금융사들이 앞선 자금력과 신용력,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내세워 리스 및 할부금융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며 "국내 토종업체들의 경우 자금 조달 차원에서 외국계와 맞설 역량을 아직 갖추지 않은 상황이어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병연·송종현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