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면도 리조트에 1조 투자…국제 휴양도시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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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다음 달 9일 롯데쇼핑 상장을 통해 조달할 공모자금 중 약 1조원을 투자해 대규모 휴양리조트를 개발키로 하는 등 '유통·레저왕국' 영역 확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30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작년 12월 충청남도가 공모한 '안면도 관광지 개발사업'에 투자제안서를 제출했다"며 "안면도 스파캐슬 등을 개발한 M캐슬과 컨소시엄을 이뤄 관광지 개발사업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투자금액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1조원 안팎의 자금이 필요한 만큼 공모자금 일부가 투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롯데쇼핑 상장 결정을 계기로 신격호 회장이 '힘'을 실어주고 있는 신동빈 부회장이 잠실 제2롯데월드 건설,김포 스카이파크 복합쇼핑몰 진출,모스크바 테마파크 건설 계획 등 굵직한 신규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안면도 프로젝트 구상을 구체화한 것이어서 재계의 주목을 모으고 있다.
국제 수준의 사계절 관광지로 개발될 안면도 관광지 개발은 태안군 안면읍 승언·중장·신야리 일대 115만4000평에 8000억~1조원을 투입,골프장·워터파크·호텔·콘도 등 종합 휴양리조트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1989년 시작된 이 사업은 그동안 여러 차례 외국자본이 투자를 타진했지만 막판에 무산되는 등 지난 17년간 표류해온 충청남도의 숙원사업이다.
충남도는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사업설명회에서 민간 개발업체에 관광지 개발권한을 대폭 부여키로 하는 등 조기 사업 착수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롯데의 계획이 그만큼 힘을 받고 있다는 관측이다.
현재 롯데 컨소시엄 외에 또 다른 컨소시엄 한 곳이 투자제안서를 냈으나 롯데 컨소시엄이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총 투자비의 30%를 해외자본으로 충당해야 하며,컨소시엄의 주간사 역시 총 사업비의 30% 이상을 투자해야 하는 엄격한 가이드 라인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년여 동안 사업참여를 준비해온 대림산업 GS건설 보광휘닉스파크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막판에 사업참여를 철회한 것도 이처럼 까다로운 조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일본 롯데를 통한 해외자본 조달이 수월한 데다 다음 달 롯데쇼핑 상장으로 3조원 이상의 자금이 확보돼 큰 어려움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베일에 싸여있던 롯데쇼핑 공모자금의 사용처가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롯데쇼핑의 공모가가 주당 40만원으로 결정됨에 따라 롯데는 국내 6800억원,해외 2조7400억원 등 모두 3조4200여억원의 공모자금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현금성 자산 2000억여원과 올해 예상 순이익 4000억여원 등을 합치면 4조원 이상의 가용 유동자금이 롯데의 '유통·레저제국 확장' 계획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셈이다.
롯데는 최근 공모 관련 공시를 통해 이 가운데 5700억원 정도는 할인점 12개 점포 추가와 대출 상환 등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리조트 사업에는 3000억~70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주간사로서 총 사업비의 30% 이상을 투자해야하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 투자순위에 올라있는 잠실 제2롯데월드에 필요한 자금은 대략 1조5000억원,최근 기업설명회에서 밝힌 연내 백화점(김포 스카이파크 프로젝트) 한 곳을 여는데 필요한 4000억~5000억원 등을 감안하면 모두 2조8000억~3조1000억원 정도의 투자자금이 필요하다.
이는 롯데쇼핑 공모자금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충청남도는 롯데 컨소시엄 등 두곳에서 제출한 투자제안서에 대한 서류심사를 이달 중으로 마치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2단계 평가와 충청남도 투자유치위원회의 심사(3단계)를 거쳐 조만간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