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을 앞둔 직장인들 간에 시니어타운이 새로운 거주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에 대한 사회 인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는 데다 건설사들도 양질의 '노인주택'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니어타운에 입주하면 △자녀에게 기댈 필요가 없고 △의료 등 집중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데다 △비슷한 수준의 입주민들과 취미를 공유하며 교류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골프 교육 의료 등 다양한 혜택 시니어타운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노년층을 위한 단순한 '주거시설' 수준을 넘어서 '레저·휴양시설'로 발전하고 있어서다. 화진복지산업이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 건설한 도심형 시니어타운인 '클라시온'은 입주자에게 다이너스티골프장 준회원권 자격을 준다. 송도병원이 모체인 서울시니어스타워가 강서구 등촌동에서 분양 중인 '가양시니어스타워'는 단지 내에 건강관리센터,재활치료센터 등을 개설했다. 등촌동에 '그레이스힐' 182가구 중 잔여분을 분양 중인 SK건설은 신촌세브란스병원 건강증진센터와 협조해 입주민들의 건강관리를 돕는다. 특히 명지건설이 용인 명지대캠퍼스 내에 조성하고 있는 명지 엘펜하임은 입주민들이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시니어타운은 일반 주택과 같이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칠 경우 시세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경기도 분당 시니어스타워의 경우 분양 4년 만에 3000만~4000만원의 투자수익이 발생했다. 분양을 받으면 소유에 대한 만족도가 높지만 기존 집을 갖고 있을 경우 1가구 2주택에 해당돼 세금부담이 높아지는 문제도 있다. 향후 자녀에게 물려주더라도 상속세를 내야 한다. 분양이 아닌 임대방식을 택하면 세금부담이 적은 데다 퇴소할 때 곧바로 임대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어 환금성 면에서도 다소 유리하다. 현행 노인복지법상 시니어타운은 유료노인 복지주택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만 60세 이상이어야 '입주'가 가능하다. 분양받을 때 청약통장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매입하고 소유권 이전등기까지 할 수 있다. ◆서울은 평당 1000만-1500만원선 시니어타운은 크게 △도심형 △도시근교형 △전원휴양형으로 분류된다. 도심형 시니어타운 공급이 가장 많지만,도시 근교형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분양가는 시설 수준이나 위치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분양을 기준으로 서울 시내의 경우 평당 1000만~1500만원,경기도는 평당 800만~1000만원 선이다. 의료·복리시설 등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전용률은 50%대로 낮은 편이다. 시니어타운 희망자는 입주에 앞서 반드시 월 관리비와 식비를 비교해볼 필요가 있다. 관리비는 보통 평당 1만~2만원이며,2인 입주시 관리비나 식비를 할인해주는 곳도 있다. 적지 않은 생활비가 드는 만큼 매달 그만큼의 수입을 마련할 수 있을지 사전에 계산해야 한다. 입주 후 서비스가 다른 어떤 주거상품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사업자가 믿을 만한지 반드시 챙겨봐야 한다. 병원과 어느 정도 업무협조가 이뤄지는지도 점검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시니어타운은 고소득 연금수혜자나 전문직종 은퇴자 등을 대상으로 한 고가의 시니어타운과 월 30만원 이하의 관리비로 생활이 가능한 저가형 시니어타운으로 구분된다. 일반 중산층이 머물 수 있는 시니어타운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지자체나 기업들이 일반 직장 퇴직자 등 중산층을 겨냥한 시니어타운 건설을 새로운 성장 분야로 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