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를 중간 집계한 결과 반도체 휴대폰 등 IT(정보기술) 분야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하락과 경기 부진 여파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철강 자동차 등은 이미 작년 4분기부터 원화 강세 충격이 예상보다 커 실적이 기대치를 밑도는 결과를 내놓았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등 IT기업들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부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달러 환율이 2004년 4분기 달러당 1100원대에서 작년 4분기 1010∼1040원대로 하락했는 데도 불구하고 반도체 휴대폰 등 핵심사업 부문의 원가절감으로 인한 수익성 개선,수출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 등으로 이익이 큰 폭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전년보다 대부분 개선됐다.


반면 철강 자동차 업종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영향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철강업종은 제품 가격하락 여파까지 겹쳐 대부분 실적이 저조했다.


POSCO의 경우 작년 3분기까지 사상 최대실적을 유지하다 4분기 들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4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7.23% 줄어든 것을 비롯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32.55%,67.64% 급감했다.


자동차업종도 원화 절상의 직격탄을 맞았다.


현대차의 경우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예상치를 48.3%나 밑돌았으며,기아차 4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유통 음식료 의류 내수업종 대표주들은 전반적으로 지난해 4분기에 실적이 크게 호전됐으며,실적발표를 앞둔 은행들도 대부분 이익증가 추세가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올해 1분기에는 업종별 명암이 다소 다르게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굿모닝신한증권 추정에 따르면 환율이 급락한 올해 1분기에도 IT업종 전체적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호전된 실적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기업별로는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이익호전세를 이어가는 반면 LG전자 삼성SDI 등은 다소 악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작년 4분기 실적이 악화된 자동차업종은 예상 외로 올 1분기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추정됐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