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들이 전한 설 민심은 역시 민생경제 였다. 여야 의원들은 귀향 활동을 통해 여전히 먹고 살기 힘든다는 지역구민들의 따가운 질책을 받았다."이대론 안된다"며 경기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조치를 내려달라는 목소리까지 들었다.사학법 등 정치적 이슈는 관심권 밖이었다고 여야 의원들은 한결같이 전했다.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가장 시급하다는 것이다. 다만 경기 전망과 증세 논쟁에 대해 여야는 다른 시각에서 '아전인수'식으로 민심을 전했다.여당 의원들은 경제가 여전히 어렵지만,좋아지고 있다는 기대감도 함께 전한 반면 야당은 현 정권에 대해 이미 포기 상태라는게 민심이라고 강조했다.야당은 증세에 대한 극도의 부정적 시각도 집중 부각 시켰다. ◆'특단의 조치를'=열린우리당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 갑)은 "재래시장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면치 못하고 있는 듯 했다"며 "상인들은 이대로는 안 된다. 재래시장도 살 수 있게 할 '특단의 처방'을 내려달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고 말했다. 오영식 의원(서울 강북구 갑)은 "서민경기는 여전히 어렵다는 얘기가 많다"며 "올해 국정운영이나 경제 관련 정책들을 잘 관리해서 내수나 서민경기를 끌어올려 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전했다. 여당의원들은 경기호조에 대한 기대감을 부각시켰다. 김종률 의원(충북 증평·진천·괴산·음성)은 "아직도 내수회복을 체감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국민경제가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희미하게나마 느끼며 서민경기도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게 지역민들의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증세 감세 논쟁에 대한 입장은 여야가 확연히 갈렸다. 오영식 의원은 "시장상인들이나 지역분들은 경기가 어려운 것에 비해 세금이 많이 올랐다는 불만 정도를 갖고 있지만 증세·감세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얘기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부산 연제)은 "민심은 노무현 정권에 대해 포기상태"라며 "'세금을 거둬 국가를 살리겠다고 하면 누구든 국정운영을 맡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대다수의 반응"이라고 전했다. 정병국 의원(경기 양평·가평)은 "'사회 양극화 해소 차원에서 가진 사람들에게 뺏어서 뭘 한다고 하는데,사회주의로 가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강조했다. 안상수 의원(경기 의왕·과천)은 "'안그래도 세금을 많이 부과하는 데 증세 얘기 까지 나와 사업을 차라리 접어버리는게 낫다'는 반응이 주로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을이 지역구인 공성진 의원은 "지역민들 사이에 조세 저항 얘기 까지 나온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이낙연 의원(전남 함평·영광)은 "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큰 실망을 하고 있으니까 더 이상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암울하다"고 말했다. ◆사학법은 관심 밖=사학법을 둘러싼 국회 파행에 대해 여야는 서로의 책임을 부각시키기도 했지만,국민들이 사학법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열린우리당 박병석(대전 서갑) 이목희 의원(서울 금천) 등은 "사학법에 대해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홍영식·김인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