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기술 유출이 한·중 간의 기술 격차를 더욱 빠르게 좁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기업들이 느끼는 중국 기업과의 기술 수준 격차는 평균 4.6년에 불과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전국 3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중국의 기술추격과 업계 대응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1일 밝혔다. 조사에서 응답기업 중 가장 많은 34.6%가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는 원인으로 '국내 기업의 중국 진출 과정에서의 기술 유출'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중국 업체의 기술개발 및 선진기술 확보 노력(32.4%)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중심 정책(25.8%) 등의 순이었다. 특히 전자업종의 경우 무려 63.5%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의 기술유출을 기술격차 축소의 주요인으로 꼽아 산업 보안과 기술유출 방지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영향으로 전자업종의 현재 기술격차는 3.3년으로 다른 업종과 비교해 가장 작았다. 조선과 자동차가 각각 5.8년과 5.3년으로 가장 격차가 컸으며 △철강 4.8년 △섬유 4.6년 △기계 4.4년 △석유화학 4.0년 등의 순이었다. 한편 중국의 기술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과제로 기업들은 '기초연구·원천기술 등 국가 차원의 R&D 확대'(27.3%)'자금·세제 등 기업지원 확대'(27.3%)를 가장 많이 꼽았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