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 M&A 국수주의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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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철강회사인 인도의 미탈스틸이 유럽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를 적대적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유럽 각국이 일자리 감소를 우려한 국수주의로 맞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는 프랑스 등 유럽 각국이 미탈스틸의 아르셀로 인수제안(226억달러 규모)에 민족주의적인 국익을 앞세워 저항하면서 미탈스틸을 강도 높게 비난,인수전이 '더러운(dirty) 싸움'으로 비화하고 있다고 31일 보도했다.
프랑스 재무장관 티에리 브레통은 "지난해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가 미국 석유업체 유노칼을 인수하려다 '자원 지키기'명분을 앞세운 미국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던 일을 미탈 회장은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프랑스 정가에선 "법으로 아르셀로의 경영권을 보호할 수 없다면 법을 뛰어넘는 수단을 동원해서라도'약탈자'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룩셈부르크에 기반을 둔 아르셀로는 지난 2002년 프랑스의 위시뇨르,룩셈부르크의 아베드,스페인의 시데루기카가 합병해 만들어졌다.
연간 조강(쇳물)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미탈스틸에 이어 세계 2위,시가총액기준으론 3위의 철강회사다.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각각 2만3000명과 1만50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을 비롯 유럽 각국에 흩어진 공장을 통해 수만개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 각국은 미탈스틸이 아르셀로의 주인이 될 경우 '일자리 안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로 미탈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탈스틸의 락시미 미탈 회장은 "관련국 정부와의 갈등을 원치 않는다"고 전제한 뒤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인수를 계속 추진하겠다"며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