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분양이 다음 달로 바짝 다가오면서 용인 지역에서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인 주택업체들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판교 후광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판교가 서울·수도권 실수요자의 대부분을 빨아들이는 '블랙 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더 큰 게 사실이다.


실제로 판교의 분양 일정이 구체화되자 수도권 실수요자들이 청약 통장을 안 쓰고 아끼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교가 두 번에 걸친 대규모 공급을 통해 구매력이 어느 정도 보장된 수도권 실수요자들의 대부분을 흡수해 버리는 '블랙 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판교 주변인 용인권에서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인 업체들은 심리적으로 불안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청약통장 아끼기 등 추세 뚜렷


2월2일 당첨자 발표를 하는 경기 화성시 봉담읍 '임광그대가 2차'의 경우 전체 1036가구(30∼54평형) 가운데 1~3순위까지 청약 통장을 활용한 수요자는 300여명에 불과했다.


대단지에 동탄신도시 프리미엄까지 갖췄다는 홍보에 모델하우스 방문객은 넘쳐났지만 정작 통장을 활용한 사람은 소수에 그쳤다.


분양대행업체에 따르면 통장을 쓰지 않고 계약하겠다는 대기자가 800∼1000명에 달해 수요자들이 판교를 염두에 둔 청약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게 뚜렷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히 용인지역 실수요층의 대부분이 판교지역 수요와 그대로 일치하기 때문에 청약 통장을 아끼는 경우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용인지역 분양가가 상승세를 타면서 최근 평당 1000만원 선을 훌쩍 넘어서버린 것도 판교와 경쟁을 벌여야 하는 업체들에는 엄청난 부담이다.


특히 올 상반기 선보일 일부 단지들은 분양가가 평당 1200만원 선에 달한다.




◆5월쯤은 다소 호전?


판교의 3월 분양 이전에 공급될 용인권 단지들은 계약 상황을 낙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하지만 오는 5월4일 3월 분양 결과가 발표된 이후엔 다소 여건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따라서 상반기 용인권 분양을 계획 중인 업체들의 대부분은 이 시기로 몰릴 가능성이 높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사장은 "3월 판교 분양은 사상 최대 경쟁률을 기록하겠지만 낙첨자들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으로 눈을 돌릴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이 시기가 되면 평당 1200만원 정도의 분양가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함영진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3월 판교 분양가가 평당 1100만원 선이라고 해도 실제 가치는 이보다 더 높기 때문에 용인권 신규 분양 가격이 그렇게 비싸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