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 지방선거에 나설 광역단체장 예비후보자들의 등록이 31일 시작됐다.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한나라당 맹형규 의원은 이날 예비후보 등록을 위해 의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다른 시·도 광역단체장 출마자들의 등록도 줄을 이었다. 지방선거전이 본격 막이 오른 셈이다. 현역 의원은 본격 후보등록일(5월16,17일) 전까지 공직을 사퇴하면 되기 때문에 경선을 통해 당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의원직을 그만둬도 늦지 않다. 그런데도 맹 의원이 전격 사퇴한 것은 '배수의 진'을 치겠다는 각오다. 경선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는 홍준표 의원보다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맹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정권 창출의 교두보인 서울시장 선거 필승을 위해 '올인'하기로 했다"며 "기득권인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당내 경선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경선 경쟁자들은 이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의도에 대해선 평가 절하했다. 홍 의원측은 "의원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전을 치르는 게 유리할 텐데 굳이 의원직을 던진 것은 지지율을 높이기 위한 '이벤트'다. 자신을 뽑아준 지역구민들에게 무책임한 처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박진 의원은 "결단은 높이 평가하는데 지금 사학법 재개정 등 국정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너도 나도 의원직을 사퇴하면 당력 누수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박계동 의원측은 "당보다 개인만 생각해서 치고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예비후보 등록 첫날 한나라당 소속 정우택 전 의원은 충북도지사 후보로,이완구·전용학 전 의원과 박태권 전 지사는 충남도지사 후보로 각각 등록을 마쳤다. 민주당 박주선 전 의원은 전남도지사 후보로 등록했다. 예비후보자 등록제는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 간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도입됐다. 예비후보자는 선거사무소와 현수막을 설치하거나 전자우편으로 지지를 호소할 수 있는 등 제한적인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