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의해 벌금형에 약식기소된 영국계 투자회사 헤르메스자산운용이 최근 현대산업개발 지분 4.51%를 한꺼번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주목된다.


증권계에선 헤르메스가 한국 투자를 모두 정리하는 수순이 아닌가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헤르메스는 지난 19일 장내에서 현대산업개발 주식 340만주(4.51%)를 처분,지분율을 7.03%에서 2.52%로 낮췄다.


주당 처분액은 3만7500원으로 총 매각대금은 1275억원 수준이다.


헤르메스가 지난 2004년 5월 현대산업개발 주식 90만여주를 매수할 때 주당 가격이 1만2000원 안팎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단순 계산하면 차익이 최소 867억원(수익률 212%)을 웃돈다.


헤르메스는 공시를 통해 이번 지분 매도에도 불구하고 회사 배당 결정에 영향을 미칠 의사가 있다며 '경영참가'라고 밝힌 투자 목적을 그대로 유지했다.


아울러 "고객 주식자산의 가치를 증식시키고 경제적인 수익을 얻기 위한 방안으로 현대산업개발의 주식을 취득했다"며 "지금까지 없었고 현재로서도 구체적인 계획이 없지만 회사 전망을 이해하기 위해 현대산업개발 대표와 대화를 가질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헤르메스는 지난 2004년 2월에도 투자자금 회수를 위해 보유 중이던 현대산업개발 주식 90만주를 내다팔았으나 그 해 5월에 다시 90만190주를 장내매수한 바 있다.


헤르메스가 매각한 현대산업개발 주식 가운데 일부인 150만주는 같은 영국계 뮤추얼펀드인 토스카펀드가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


토스카펀드는 최근 공시를 통해 주식 153만여주(2.03%)를 추가로 장내매수,지분율을 5.57%에서 7.60%로 높였다고 공시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날 등락 없이 3만8000원으로 장을 마쳐 이틀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