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타계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의 작품은 어느 곳에 소장돼 있고 얼마에 거래될까.지난 10여년간 투병생활을 해온 만큼 근작들이 많지 않지만 그의 작품은 한국을 비롯 독일 미국 일본의 미술관과 화랑,기업들에 수백점 소장돼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비디오 작품이라는 특성때문인지 백씨의 지명도에 비해 작품거래는 별로 없고 값도 비싸지 않은 편이다.한국에 들어온 작품중에는 74년작 'TV가든'과 97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제작한 '삼원수'의 가격이 각 80만달러(8억원)선으로 비교적 고가이다.국내 경매시장에서는 점당 1억원 이하에 거래되고 있다.



◆작품 어디에 있나=국내에서 백남준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곳은 경기문화재단이다. 경기도가 284억원을 들여 2008년 개관할 백남준미술관에 '가장 오래된 TV''로봇K-456' 등 67점의 작품이 보관돼 있다. 백남준미술관은 개인 사물 3세트와 작품 제작을 위해 소장한 비디오소스 2285점도 갖고 있다.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은 모니터 1003개를 사용해 만든 '다다익선'을 비롯한 40점,삼성문화재단 산하 미술관은 21점을 소장하고 있다. 국내 상업화랑 중에는 1995년 백남준 개인전을 열었던 갤러리 현대를 비롯해 박영덕 화랑,원화랑 등에 일부 작품이 있다.


백남준 작품의 또 다른 소장처는 기업이다. 포스코그룹 본사건물 1층 로비에 들어서면 'TV깔데기'와 'TV나무'가 설치돼 있다. 95년 작품으로 당시 3억5000만원에 들여왔다. 한국경제신문 사옥 1층 로비에서도 백씨의 97년 작품 '다산과 한국경제'를 감상할 수 있다. 여의도 산업은행건물에는 95년 2억원에 들여온 '동대문'이 있고,효성그룹 본사 건물엔 91년 작품인 'FAUST'와 92년 작품 '백제무녕왕'이 나란히 서있다. 하나은행 본점,역삼동 아시아시멘트,피어리스빌딩,수원 애경백화점에서도 백씨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해외에서 백씨 작품 소장처는 주로 유명 미술관이다. 미국의 구겐하임 미술관,피트니 미술관,워크아트 센터,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샌프란시스코 미술관 등이 백씨의 작품을 갖고 있다. 유럽에서는 뒤셀도르프 쿤스트 뮤지엄,브레멘 쿤스트할레,빈 20세기 미술관,퐁피두센터,파리시립미술관과 일본에서는 도쿄 시립미술관,히로시마 미술관,나고야 시립미술관,ICC,와타리 현대미술관 등에 소장돼 있다.


◆어떤 작품이 거래되나=서울옥션에 따르면 지난 2000년 미술품 경매시장에서 첫 거래된 백씨의 작품은 '4인도'로 당시 6400만원에 낙찰됐다. 2002년에는 'Karma N˚8'이 4000만원,'TV비틀즈' 1800만원,'인생은 태엽이 없다'가 1300만원에 각각 팔렸다. K옥션을 통한 경매에서는 'TV를 보는 숙녀' 5600만원,'작고 빨간 재봉틀'이 4400만원에 거래됐다.


구화미 서울옥션 홍보팀장은 "백남준 선생은 세계적으로 유명하지만 아직까지 시장에서 작품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편"이라며 "앞으로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으면 거래가 늘어나고 작품 가격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편집위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