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주총회 날짜가 이달 28일로 확정됐다.


삼성은 주총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하고 있다.


금융지주회사법과 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일명 금산법) 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매년 주총장에서 삼성전자 경영진과 입씨름을 벌여왔던 참여연대가 강도 높은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주총에선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 윤종용 부회장,이윤우 부회장,최도석 사장 등 4명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다.


평소 현 경영진에 비판적이었던 참여연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주목되는 대목이다.



◆참여연대의 공격 수위는


아직 이번 주총에 대한 참여연대의 공식적인 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지난해 이후 삼성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조금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미 삼성을 상대로 10여건의 각종 소송을 제기해 놓은 상태에서 금융지주회사법 금산법 등 삼성의 지배구조를 옥죄는 법률들을 강력하게 호위하고 있다.


이런 점들을 감안하면 참여연대가 올해 삼성전자 주총을 그냥 넘어갈 것 같지는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예측과 달리 참여연대가 의외로 주총 안건을 전향적으로 수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일반 주주들의 신뢰가 거의 절대적인 만큼 자칫 무리하게 공격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참여연대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방어전략은


삼성은 일단 참여연대뿐 아니라 소액주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사내이사 재선임과 같은 전략적 경영행위에 대한 과도한 비판이나 반대를 위한 반대가 나오는 경우에는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04년 12조원의 영업이익으로 사상 최대의 수익을 거둔 데 이어 지난해에는 환율급락의 여파를 딛고서도 8조원 상당의 이익을 거둔 만큼 현재의 사내이사 진용을 외부에서 반대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삼성측과 참여연대 사이에 격렬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실제 윤종용 부회장은 지난 수년간 참여연대측과 거친 입씨름을 불사하며 주총을 진행했다.


지난 2004년 주총에선 이건희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주장에 맞서 "당신 주식 몇 주나 갖고 있어?"라며 되받아쳤고 지난해엔 참여연대측에서 삼성의 지배구조가 문제라고 공격하자 "시민단체의 지배구조는 더 문제"라고 역공을 펼치기도 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