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간판 기업들이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제도를 속속 포기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텔이 스톡옵션을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미국의 새로운 회계기준 시행에 맞춰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방법으로 활용해온 스톡옵션 대신 현물주식을 지급키로 했다고 지난 31일 보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에 앞서 2003년 스톡옵션을 폐지했다.



인텔은 매년 봄 직원들의 개인별 성과를 평가해 지급할 현물주식의 수를 결정하고 이를 4년에 걸쳐 나눠주기로 했다. 일반사원을 중심으로 한 전체 직원의 절반에겐 현물주식만을 부여하고 관리자 등 간부급에겐 현물주식과 스톡옵션을 함께 지급할 계획이다.


인텔이 스톡옵션 제도를 손질한 것은 이달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회계기준에 따를 경우 스톡옵션의 회계상 이점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면 그만큼 회사 전체 순이익이 줄어든다.


비용처리 대상인 현물주식과 별도의 비용 부담 없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방안이었던 스톡옵션의 차이가 없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인텔은 자사 주식을 주식시장에서 매입해 직원들에게 지급한다.


이 방식은 직원들이 스톡옵션을 행사해 발행 주식수가 늘어나고 이에 따라 주당 가치가 떨어져 주주들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그만큼 주가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우수한 인력을 붙잡아두는 데 유리하다는 얘기다.


스톡옵션은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매수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단점이 있는 것과 달리 현물주식은 기업이 파산하지 않는한 언제든지 손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인텔은 1997년부터 전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주기 시작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