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플라자] 세계화 이끌 인재교육이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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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도영 < 삼척고 교사·철학박사 >
- 생글생글 지도교사단 중국 연수를 다녀와서 -
병술년 벽두에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 주관으로 필자를 포함한 100명의 교사들이 4박5일 일정으로 중국산업시찰을 다녀왔다. 지난 1996년 중국 베이징에서 어학연수를 목적으로 단기유학을 한 바 있는 필자는 이번 여행에서 지난 10년새 격세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는 지금 충격적일 만큼 빠르게 변하고 있으며,지구촌 화두인 세계화의 거대한 흐름은 분명코 부정할 수 없는 트렌드였다.
우리 일행은 휴대폰과 디카 등 각종 디지털 장비로 무장한 채 산업체와 학교를 둘러봤다.
과연 경제란 무엇인가. 그것은 경세제민(經世濟民)의 줄임말이며 '상서(尙書)'에서 정의한 정덕이용후생유화(正德利用厚生惟和)가 아닐까.
경제개발과 국민복지가 도덕적으로도 조화를 이루는….
짧은 근대화 과정에서 우리 사회는 천민자본주의(賤民資本主義)라는 부정적 인식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오늘의 한국인은 디지털로 무장한 채 세계무대를 누비며,활발한 이동성을 수행하는 노머드(nomad)가 되어가고 있다.
시대는 변화하고 역사는 새로운 인재를 필요로 한다. 교육이 미래요,인재 양성이 바로 그 해답이다.
새로운 비전과 창조적 의지로 무장된 차원 높은 교육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와 로컬 아이덴티티를 겸비한 세계화된 한국인을 육성하는데 온 정성을 쏟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기존 한국사회의 고질적 폐단이었던 지역주의와 경직된 이데올로기의 틀을 벗어나 한 차원 높은 원융무애(圓融無石疑)한 사고와 태도를 지닌 스마트한 인재 육성에 모든 에너지를 집중시켜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 세계화 시대를 지혜롭게 살아갈 차세대 한국인 육성을 위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야 하고 그 조건으로 대한민국 교육공동체 구성원 모두가 '세계화 시대의 교육 담론(談論) 구성'의 필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지난날 율곡(栗谷)이 간절히 외쳤던 '개혁(改革)과 경장(更張)의 시대'인 듯하다. 경장해야할 때 경장하지 못한다면 바로 이것이 위기요,경장할 때 경장할 수 있다면 이것은 시의적절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중국 상하이 푸둥공항에 도착한 이후 며칠 동안이나 지루하게 비가 내렸다. 마치 거대한 공룡같이 서 있는 도시의 고층 빌딩들을 바라보며 필자는 변화하는 중국의 개혁·개방의 일면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휘황찬란한 상하이의 야경이 필자에게는 왠지 모르게 짓궂은 날씨만큼이나 우울하게 보이기도 했다.
급조된 듯한 콘크리트 빌딩들,대규모로 건축된 대형아파트 건축물,도로를 가득 메운 폭스바겐 자동차,거대한 빌딩 숲과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어두운 그림자들,그리고 비는 계속 내렸다.
귀국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으면서 필자의 머리에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까지 비 내리는 날(a rainy day)만 계속됐으니 앞으로는 해 뜨는 날(a sunny day)만 남았군." '우리에게 분명 파랑새는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그것은 한국인 특유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높은 교육열 등이다.
한국 성장 엔진의 에너지는 분명 존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제의 핵심은 오늘의 시대를 살아가는 교육공동체 구성원들의 선택에 달려 있을 것이다.
열려 있는 마음을 지향할 것인가,아니면 닫혀 있는 마음을 고집할 것인가. '지금 우리는 무엇에 관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하는가'를 자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