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화의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함수 모든 상품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점에서 형성된다.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오르고,반대로 공급이 늘어나면 가격은 하락한다. 이런 현상은 상품 가격뿐 아니라 금융시장과 부동산 시장에서도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주식투자자들이 경기를 좋게 판단해서 주식형 수익증권에 자금이 몰려 수요가 늘거나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해서 주식공급량을 줄이면 주가는 올라간다. ○수급을 교란하는 경기상황 수급이 재화의 가격을 결정하지만,짧게 보면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경기 상황도 가격변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주식시장의 경우 이미 4~5년 전부터 외국인의 집중적인 주식 매수로 수요 우세 상황이었지만 내수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을 외면했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 회복이 가시화됨에 따라 주식시장으로 국내 자금이 급속히 유입되어 주가는 1400포인트를 넘기기도 했다. 즉 내수 경기 회복이 모멘텀이 되어 수요 우세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수급이 불균형 상태가 될지라도 경기의 영향으로 가격변화가 지연되거나 혹은 확대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수요 위축의 충격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하락세로 확산되지 않는 것은 내수경기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은행 총재가 우려를 표시할 정도로 주가 상승세가 장기간 지속되는 것은 절대적인 수요우세 상태에서 경기가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경기가 심리를 움직여서 수급불균형에 따른 가격 변동을 중기적으로 왜곡시킬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재화에 투자하든지 수급,경기,심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수급은 적정가치의 함수 수요와 공급의 변화에는 8·31조치와 같은 외부적 요인뿐 아니라 시장 내부적 문제가 더 큰 영향을 준다. 내부적 문제라 함은 자산의 적정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다. 특정 자산가격이 본질가치보다 높아지게 되면 해당 자산의 이익을 실현하려는 욕구 때문에 공급은 늘고 수요는 줄어든다. 올 들어 주식시장이 대폭락한 것도 4~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시장이 주가수익비율(PER) 10배 수준에 도달하자 이제는 적정가치에 주가가 도달했다는 의구심에서 하락이 촉발되었다. 따라서 적정가치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은 수급의 변화를 예측하게 한다. ○만만치 않은 2006년 주식시장의 공급 요인 공급물량이 거의 없이 수요우세를 지켜오던 주식시장에서 올해는 공급이 늘어날 전망이다. 새롭게 증시에 상장되는 기업도 증가하고,외환위기 당시 공적자금이 투입되었던 기업들의 민영화를 위한 주식 매도 계획도 잡혀 있다. 따라서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경우 주식시장은 일시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붕괴될 가능성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를 반영해서 최근 주식시장에서는 주식형 수익증권잔고 변화가 단기 주가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수급 파악은 투자의 성패를 좌우 이제 우리 부동산 시장은 외환 위기 이후 발생했던 수요 우세에서 서서히 공급 과잉으로 전환되는 모습이다. 강남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아파트 공급물량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정책도 가수요를 억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식시장도 일시적으로 수급이 붕괴되어 어려운 상태이지만 부동산 수요가 감소할수록 주식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부동산은 공급과잉으로 가는 반면,주식시장에서는 투자의 새로운 축이 형성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보면 올해 상반기는 자산에 대한 수요와 공급의 패턴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기간이 될 전망이다. 대우증권 투자분석부장 shhong@beste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