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가 조정을 받자 상장사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대거 늘리고 있다. 주가가 상대적으로 쌀 때 자사주를 매입해두자는 계산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상장사들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기 시작한 지난달 16일 이후 자사주 매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 연말과 연초 상승장에서는 뜸하던 자사주 매입이 최근 들어선 연일 이뤄지는 추세다. 특히 SK㈜와 KT&G가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면서 매입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 1월31일에는 하루 자사주 매입 규모가 1256억원에 달했고,이달 들어서도 연일 400억∼8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주가가 급조정을 받자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자사주 매입 일정을 당기거나 새로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SK㈜가 대표적으로 이 회사는 오는 4월27일까지 주가안정을 위해 자사주 900만주를 장내 매수할 계획이다. 지난 1일부터 자사주 매입에 들어간 이후 매일 30만주 이상씩 취득하고 있다. KT&G의 경우는 특히 장내 매매시간 중 하루 매입한도인 30만주를 꽉 채워 직접 사들이고 있어 최근 급락장에서도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지난 1월 초까지 지수가 고공행진을 해 가격 부담으로 자사주 매입을 미뤄오다 조정을 계기로 '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자사주매입신탁계약을 맺어놓은 기업들이 최근 들어 매입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