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에너지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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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수 < 에너지기술연 원장 >
"우리의 현재와 미래는 에너지 자원에 달렸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로 통하는 가스관을 잠가 에너지가 지닌 첨예한 문제점을 부각시킨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한 말이라고 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도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31일 2006년 국정연설에서 이 같은 에너지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연설에서 경쟁력있는 미국 건설을 위한 에너지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하며,청정한 에너지기술 개발로 중동의 석유에 의존하고 있는 경제구조로부터 벗어나 환경친화적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신 에너지 전략(The Advanced Energy Initiative)'을 공표했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으나 이 전략의 골자는 2025년까지 중동산 수입 석유의 75% 이상을 새로운 에너지 기술을 적용해 대체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재미있는 것은 기존의 석유를 대체하고 있는 원자력발전 이외에도 청정 석탄발전에 대해 언급했으며 수소 이용 자동차와 나무에서 나오는 에탄올 생산기술도 강조했다. 경제성이 있고 효율적인 대체 에너지를 찾기 위해 모든 대체에너지 기술들을 찾겠다는 뜻이다.
물론 이러한 기술들이 전혀 새롭다거나 미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술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상당 부분 세계적 수준의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요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기까지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사회와 산업의 발전 추세에 역행해 에너지 사용량을 강제로 줄일 수는 없는 실정에서 에너지수급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은 석유 의존도를 줄여나감과 동시에 새로운 에너지원을 개발해 나가는 것이라는 사실이 푸틴과 부시의 언급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즉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창출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라는 것이다.
우리보다도 에너지 확보 측면에서 훨씬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는 미국을 비롯한 서구 각국들은 진작부터 국가적 차원에서 대체에너지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국제적 영향력과 자금을 내세워 국제적인 자원 외교를 수행하고 있으며 외국의 자원 탐사 및 확보를 통한 에너지 자급률을 50% 이상으로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틈바구니에서 우리도 미래를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지켜내고 국제사회에서 키워나가기 위한 가장 현실적 대안은 당연히 미래에너지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신재생에너지로 대표되는 대체에너지는 자연으로부터 주어진 선물이다. 많은 자본을 들여 수입해야 하는 자원이 아니라,우리가 이미 확보하고 있는 자원을 어떤 기술을 적용해 유효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석탄기술은 부존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석탄을 청정 연료로 활용하기 위한 대표적인 21세기형 기술이다. 여기에다 연료전지 및 태양열,태양광,풍력,바이오에너지 등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기술들도 우리가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주요 개발대상 기술들이다. 물론 기존의 화석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위한 효율 향상 기술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현재와 같은 석유경제 구조가 미국 신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경제구조로 변화돼 나갈 것임은 필연적인 사실이다. 이를 전제로 미래사회 전반에 미칠 파장을 예측하고 이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더욱 필요할 때라고 생각한다.
에너지는 분명 우리가 확보해야 할 자원임이 분명하지만,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간다는 차원에서 볼 때 '에너지는 기술이다'라는 명제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