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KT&G 주식 매집의 숨은 주인공은 워런 리히텐슈타인(39)이다. 그는 헤지 펀드인 스틸 파트너스의 최고경영자(CEO)로 먼저 칼 아이칸측에 KT&G가 자신들이 지명한 이사 후보를 선임하도록 협조를 요청했고 아이칸은 이를 수용했다. KT&G 주식을 시장에서 매집한 것도 스틸 파트너스가 먼저였다. 스틸 파트너스는 지난해 6월부터 KT&G의 주식을 사들였으며 아이칸측은 9월에야 KT&G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을 졸업한 리히텐슈타인의 초기 경력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는 1990년대 중반 이후 스틸 파트너스가 투자한 상장회사의 이사나 이사회 의장 등을 맡아 이들 회사에 대해 기업투명성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 등을 끊임없이 요구하면서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에너지 업체인 레인크리스텐센,방위산업체인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얼,대부 업체인 웹파이낸셜 등이 그가 거쳐간 회사들이다. 그는 현재 정보기술 업체인 SL인더스트리와 유나이티드 인더스트리얼의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99년 스틸 파트너스의 CEO가 된 리히텐슈타인은 지난해 로켓엔진 제조업체인 진코프(GenCorp)의 적대적 인수에 나서 월가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스틸 파트너스는 96년 설립,제휴사 등에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는 한편 투자조합을 결성해 투자도 하는 헤지 펀드다. 자산 규모는 약 3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100여개사에 투자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약 25개 기업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번에 KT&G의 지분을 사들인 투자조합 스틸 파트너스Ⅱ는 자산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며 스틸 파트너스가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