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광 초대 KT 개성지사장의 '월북' 생활 2개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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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에선 혼자서 영업하고 수리하고 업무를 봐야 합니다.저를 포함해 2명이 개성지사 전체를 운영하기 때문에 1인다역을 해야 합니다."
정연광 초대 KT개성지사장(53)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개성지사에서는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하지만 색다른 경험이어서 아주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년 11월 서울~개성공단 간 직통전화가 개설되기 직전 초대 개성지사장에 임명된 정 지사장은 "남한에 수많은 KT지사가 있지만 개성과 같은 곳은 없다"면서 "이런 곳에서 초대 지사장을 하고 있는 것은 정말 개인적인 영광"이라고 말했다.
서울과 마찬가지로 아침 9시부터 업무가 시작된다고 소개한 정 지사장은 "이곳에서도 고객관리와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해 있는 11개 남한기업과 공단건설에 참여하고 있는 건설 토목 전기 등 관련기업들의 통신생활에 문제가 없는지 챙기는 게 가장 큰 일이란다.
전화를 채 설치하지 않은 몇몇 작은 업체들을 찾아가 빨리 전화를 놓을 것을 채근하는 공격적인(?) 영업도 마다 않는다.
또 고지서를 발급하고 통신요금도 달러로 수금한다.
정 지사장은 큰 고장이 아닌 작은 통신장애는 조현선 과장과 함께 해결한다.
현재 KT 개성지사에는 정 지사장과 조 과장 등 KT직원 2명과 북한측 참사 2명만이 일하고 있어 1인다역은 필수라는 설명이다.
그는 함께 근무하는 북한측 직원들과 친해지기 위해 북한말 배우기도 게을리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처음에 차를 같이 마시자는 제의에 북한 직원들이 '일 없습네다'라고 말할 때 정말 놀랐습니다.어찌나 사무적이고 딱딱하던지 무안했습니다.호의를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해서요.하지만 나중에 '괜찮습니다'라는 겸양의 말이라는 것을 알고 오해를 풀었습니다."
이후부터 북한말을 열심히 배웠다고 한다.
정 지사장은 "곽밥(도시락) 고기겹빵(햄버거) 먹고 나서 빛섬유(광케이블) 점검합시다.몸까기(다이어트)합니까"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고 기자에게 되묻기도 했다.
정 지사장은 "2주에 한 번씩 서울로 가 가족을 만난다"면서 "여기에는 서울 같은 밤문화가 없어 업무가 끝나면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KT는 개성공단 확장과 통신수요 확대에 대비하기 위해 3000평 규모의 통신센터 건립을 남북통신협력 차원에서 추진 중이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