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통일외교통상위의 6일 이종석 통일부 장관 내정자에 인사 청문회에서는 이 내정자의 사상 편향성과 '전략적 유연성'의 한미상호방위조약 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 내정자의 과거 저술 내용을 문제삼아 '친북 좌파가 통일부 장관이 돼도 되느냐'며 거세게 몰아붙였다. 한국 정부가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인정해준 데 대해선 여야 의원 모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지 않느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사상편향성 집중 공세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은 이 내정자가 쓴 논문과 기고문을 인용,"'북한이 유엔군에 의해 유린당했다'고 했고 '중공군이 풍전등화의 북한을 구원했다'고 했는데 이 내정자에겐 적군이 누구냐"고 집요하게 추궁했다. 이 내정자는 "기억이 잘 안 난다"며 색깔 논쟁을 회피하다 공세가 이어지자 "30대 초반 쓴 글은 그때 제가 지금보다 폭이 좁고 편협했음을 인정하며 일부 단어 선택을 잘못했다"고 사과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친북좌파라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국민에게 검증을 왜 못 받느냐"고 따지자 이 내정자는 한때 "제가 친북좌파가 아니라고 얘기하지 않는다"고 간접 인정했다. 그러나 오후엔 "일부 사람의 지적이 일고의 가치가 없어 그렇게 이야기한 것"이라고 번복했다. 이 내정자는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이 "사상적으로 원초적 결함을 갖고 있다"고 공세 수위를 높이자 "북한의 체제와 사상이 얼마나 잘못됐고 왜곡됐는지에 대해 많이 썼다"며 "내가 대단히 빨갛다고 생각할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내정자는 자신의 대북정책에 대해 "진보 보수,좌·우에 치우치지 않고 한반도 평화안정과 국익을 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략적 유연성 정부가 최근 미군과 '전략적 유연성'에 합의,주한미군의 동북아를 제외한 한반도 이외 지역 투입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1953년 체결된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된다는 국회 입법조사과의 유권해석을 놓고 여야 의원들의 파상적인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이 내정자는 "동북아 배치는 제외한다는 조건부로 수용했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미동맹의 끊임없는 불화나 미군이 한반도에서 나가는 길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합의 문건 내용이 충분히 추상적이고 광범위하기 때문에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게 외교부 조약국의 판단 조언이었다"고 주장했다. ◆기밀문서 유출,남북정상회담 이 내정자는 사무차장으로 있던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기밀각서가 유출돼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데 대해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말했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묻는 열린우리당 신기남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연내에도 가능하다"고 답했다. 다만 "북한이 답을 주지 않을까 한다"며 북한의 결단에 달려 있음을 시사했다. 정지영 기자 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