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은 7일 황우석 교수팀의 2004년 사이언스 논문 작성에 근거가 됐던 줄기세포 1번(NT-1)은 박을순 연구원에 의해 수립된 것으로 결론냈다고 밝혔다. 이는 비숙련 연구원인 이유진씨가 버려진 미성숙 난자를 사용해 체세포 핵이식 실험을 하다가 우연히 처녀(단성)생식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서울대 조사위원회 조사 결과와 정면으로 배치돼 주목된다. 검찰은 또 1번 줄기세포가 핵이식 과정 중 난자 옆에 붙어있던 극체가 난자 속으로 유입돼 만들어진 처녀생식 줄기세포라는 서울대 조사위의 판단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검찰은 그간 생명과학 분야 전문가들의 소환 조사에서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 줄기세포로 단정할 수 없다는 의견도 상당수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의 핵심이 누가 1번 줄기세포와 관련한 데이터를 조작했는지를 밝히는 것이기 때문에 1번 줄기세포가 처녀생식에 의한 것인지를 밝히는 것은 과학계의 몫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황우석 교수와 박종혁ㆍ유영준 연구원이 2004년 사이언스 논문의 데이터 조작에 관여한 흔적을 포착,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들은 줄기세포(NT-1)가 수립됐다고 믿었기 때문에 DNA분석 등에서 체세포와 NT-1의 DNA가 일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왔더라도 중간 처리과정에서 `사소한 실수'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해 데이터 조작을 감행한 것으로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다음 주중 황 교수를 출석시켜 박종혁ㆍ유영준 연구원 등에게 1번 줄기세포의 데이터 조작를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계획이다. 검찰은 또 2005년 논문과 관련,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2번과 3번(NT-2,3)이 DNA검사 결과에서 미즈메디의 수정란 줄기세포 4번과 8번(MIZ-4,8)으로 나오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줄기세포 배양을 맡았던 김선종 연구원이 설명해야할 부분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다음주 초 김선종 연구원을 소환, 수정란 줄기세포를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2, 3번 배양용기에 `섞어넣기'를 했는지와 황 교수 등 다른 핵심 연구자들과 공모는 없었는지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검찰은 또 2005년 1월 9일 2∼7번 줄기세포가 고의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김선종 연구원을 상대로 이 부분에 대한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그러나 검찰은 "아직까지 오염사고가 고의였다는 증거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황 교수팀이 줄기세포 주입 실험을 했던 실험용 쥐의 DNA를 분석한 결과 인간의 DNA는 따로 검출되지 않았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이미 한차례 이상 소환 조사를 했던 논문 공동저자 9명을 포함, 모두 11명을 출석시켜 줄기세포 조작과 관련한 사실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고웅석 이광철 기자 freemong@yna.co.kr minor@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