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치과의사가 벤처사업가로 변신,치과용 임플란트 재료 분야 세계 시장 7위권 기업을 키워내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위치한 오스템의 최규옥 대표(47)가 그 주인공.


서울대 치의학과 출신으로 지난 1992년부터 치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최 대표는 97년 사업가의 길에 발을 들여놨다.


기존 치과의료보험 청구용 프로그램을 사용하다 입력과 수정을 여러 번 반복해야 하는 데 불편함을 느껴 직접 프로그램 개발에 나선 것.1년여의 작업 끝에 엔터 키 두 번만 두드리면 된다는 의미의 '두번에'라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최 대표는 스스로 영업맨이 돼 전국의 치과 병·의원을 찾아 다녔다.


처음에는 "환자 치료나 잘하지 왜 장사꾼이 돼 의사 체면을 구기느냐"는 냉랭한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치과 병·의원 6000여곳에서 '두번에'를 사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이어 지난 2000년 말 지방 출장길에 소개받은 임플란트 생산업체를 인수했다.


당시 국내 시장을 석권하고 있던 수입 제품을 대체해야겠다는 생각에서였다.


회사 인수 후 연구인력 25명을 새로 뽑아 개발한 오스템의 임플란트는 CE 인증과 FDA 승인으로 제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매출이 급속히 증가했다.


이 회사의 임플란트(티타늄으로 만든 인공치근)는 4000여종으로 뼈와 임플란트 간의 융합성이 우수하고 세포독성이 없으며 고정력이 우수한 점이 특징이다.


'두번에'로 지난 2000년 34억원을 올린 매출은 임플란트 판매가 본격화한 2002년 136억원,2004년 348억원,지난해 720억원으로 급증했다.


임플란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1위(약 50%),세계시장은 노벨바이오케어 스트로만 등에 이어 7위(약 10%)로 올라섰다.


이 회사는 탄탄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올해부터 해외시장 공략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만과 독일 법인을 설립한 오스템은 올해 인도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태국 베트남 등 11개국에 현지법인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수출 1500만달러를 포함,12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작년까지도 환자 치료를 직접 하다 올해부터는 병원장 역할과 회사 경영에 집중하고 있는 최 대표는 "오는 2013년에 매출 5000억원을 올려 세계 3대 임플란트 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