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이 샀다 ‥ 꽁꽁언 시장에 봄바람 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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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대규모 매도로 주가 하락을 부채질해온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패턴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매도 규모가 크게 줄었으며 투신 보험권을 중심으로 매수재개 움직임도 관찰된다.
급락장이 시작된 지 3주 만에 나타나기 시작한 변화다.
전문가들은 "펀드 환매 우려감이 완화된 데다 적립식 자금유입이 꾸준하게 이뤄지자 기관들이 조금씩 자신감을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관 대량매물 일단락
기관들은 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85억원의 매수우위를 보였다.
선물도 1100계약을 매수해 최근 4일간 1만계약 가까운 대규모 순매수를 나타냈다.
투신 보험 은행 증권 종금 등 대부분 기관이 골고루 주식매수에 가담한 점도 특징이다.
투신은 이날 590억원어치를 사들였으며 보험도 4일 연속 매수세로 힘을 보탰다.
이날 기관 중에선 연기금만 유일하게 600억원대의 순매도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외부기관에 운용을 맡긴 '아웃소싱' 자금에서 실행된 프로그램 매매이며 주식매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온기선 국민연금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연기금이 주식을 매도한 것처럼 통계가 잡히고 있지만 아웃소싱 중인 1조~2조원 규모의 인덱스펀드에서 현물 대신 선물을 교체매매한 것"이라며 "자체 주식매도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은행 증권 보험 등 주요 기관이 조정장에서 수익률 지키기에 치중해 매물이 흘러 나왔지만 이제 일단락됐다"고 분석했다.
급락이 시작된 지난달 17일 이후 3주 동안 기관의 총 매도금액은 1조원을 넘어섰다.
◆본격 매수전환엔 시간 필요
기관이 변화를 모색 중이지만 아직 본격매수에 나서기는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최대 매수세력인 투신의 경우 일단 매수자금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급조정장이 시작되면서 보름 넘게 주식형펀드 잔액이 32조원대에 머물고 있어 '실탄'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운용사 본부장은 "대형주 위주의 포트폴리오를 짜고 싶지만 본격 매수하기엔 자금여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변동성이 큰 점도 매수전환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새마을금고연합회 김군춘 투자전략팀장은 "상승추세는 여전하다고 보지만 가파르게 오른 데 대한 조정이라 시간이 필요하다"며 "널뛰기 장세에서 적극적인 참여는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연금 온기선 팀장도 "올 신규 위탁운용 물량을 크게 늘려잡고 있지만 급등락장 때문에 집행시기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한주 동향이 매수재개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백광엽·이상열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