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이 9일 발표한 `1월 소비자전망조사 결과'는 소비심리의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현재 생활형편은 크게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소비심리와 실제 소득의 괴리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실제 소득이 늘어나야 소비가 안정적으로 회복된다고 지적했다. ◇ 소비심리 지표 상승 표면적으로 소비심리는 비교적 탄탄하게 좋아지고 있다. 6개월후의 경기상황이 현재보다 나아질 것인지 여부를 물어 작성하는 소비자기대지수는 1월에 104.5로 전월의 103.0보다 1.5포인트가 올라 5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소비자기대지수의 구성항목인 경기(103.8), 생활형편(101.7), 소비지출(108.1) 등도 올라갔다. 소득계층별로는 월소득 200만원 이상 뿐아니라 100만∼199만원층도 98.8에서 100.3으로 상승했다. 이에 따라 기대지수가 기준인 100선 아래에 머물고 있는 소득계층은 100만원 미만 계층만 남게 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도 96.9에서 101.2로 상승해 모든 연령층이 기준선인 100을 넘었다. 정창호 통계청 통계분석과장은 "실물이나 소비심리 모두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생활형편 개선은 아직 멀어 그러나 6개월전과 비교해 현재의 경기.생활형편에 대한 소비자들의 평가를 나타내는 소비자평가지수는 88.4로 전월의 85.3보다 올라갔으나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크게 밑돌았다. 가계수입평가지수도 90.5에서 90.9로 조금 올라가는데 머물렀다. 이는 기대와 달리 아직 소비자들의 실제소득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더욱이 소비자기대지수 계절조정지수는 102.8로 전월의 106.4보다 3.6포인트가 떨어져 7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일반적으로 연초에는 경제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소비자들의 기대지수가 높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 수치를 재조정한 것이 계절조정지수다. 따라서 경기선행지표격인 계절조정치가 하락했다는 향후 경기 상승세가 꺾일 수도 있다는 점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그러나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말에 소비심리가 많이 호전됐기 때문에 올해 연초에는 계절조정폭이 작을 수밖에 없는데, 실제 계절조정치 산출시에는 이런 변화까지 반영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 전문가들 "소비심리 개선 지속 중" 경제전문가들은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내수회복을 장담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자 평가지수가 전월보다 올랐지만 여전히 기준치(100)에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은 앞으로 경기가 나아진다는 전망은 있지만 소비자들이 현재 체감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연초에 주가가 불안정하고 환율도 많이 떨어졌으나 소비자기대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해 경기회복에 대한 믿음은 견고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작년 4.4분기부터 시작된 내수 회복세가 올해도 계속될 것임을 보여줬다"면서 "다만 아직까지 고용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어 소비심리 개선만으로 내수회복세 확장을 장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정용택 교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고소득층에 머물던 소비심리 회복기조가 중산층과 저소득층으로 확산되는 모습이 뚜렷해 내수회복세가 가속화할 수 있다는 의미로 판단된다"며 "향후 소비심리 회복세는 어느 정도 변동은 있겠지만 추세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서울=연합뉴스) 윤근영 황정우 이 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