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자동차가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와 동유럽 등 급팽창하는 신흥시장을 겨냥한 '세계 전략차'를 개발한다. 세계 전략차란 동일한 차체를 활용해 세계 각 지역의 거점에서 생산·판매하는 자동차로 도요타 캠리,혼다 시빅 등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9일 닛산자동차가 2009년부터 가격이 저렴한 배기량 1000cc급 경자동차를 개발해 신흥 시장에서 연간 60만대가량을 생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연간 60만대는 닛산 전체 판매량의 17% 선에 달하는 규모로 회사의 사운을 건 대규모 투자다. 닛산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 프랑스 르노와 생산 및 부품 조달 등에서 제휴할 방침이다. 세계 전략차 개발에는 1000억엔 이상이 투자될 예정이며 소비자 가격은 1만달러 선으로 잡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일본의 도요타와 스즈키,한국 현대자동차 등이 선점한 BRICs 시장에 닛산자동차가 본격 뛰어들어 시장 쟁탈전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닛산이 개발에 들어간 세계 전략차는 소형차 '마치'와 경자동차의 중간급 제품으로 닛산 차종 중에서 가장 작은 차종이다. 이 회사는 이미 차체 개발에 착수했으며,주요 부품 메이커와 현지 생산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닛산은 중국 인도 브라질 외에 동유럽 지역에서도 세계 전략차를 현지 생산할 계획이다. 차체는 같아도 겉 모양이나 내장은 국가별로 달라진다. 중국에서는 합작사 동풍닛산이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인도와 브라질에서는 르노의 현지 생산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러시아의 경우 자동차 시장이 배기량 1500cc급 이상이어서 세계 전략차를 투입하지 않을 방침이다. 닛산이 이들 신흥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해외 판매에서 미국 등 북미 시장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동안 북미시장에 대형차를 투입해 매출과 이익을 늘려왔으나 고유가 등으로 향후 대형차 전망이 밝지 않다고 보고 있다. BRICs의 자동차 생산대수(2004년 기준)는 1017만대로 전년도에 비해 17% 증가했다. 세계시장에서의 비중도 16%에 달했다. 소형차가 중심인 인도의 경우 일본 스즈키와 한국 현대자동차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또 중형차 중심의 러시아에선 미국 GM이 선전 중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소형차가 중심인 신흥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 자동차 메이커 간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