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원 국민은행장이 외환은행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강 행장은 지난 8일 저녁 기자들과 만나 "우리나라도 금융수출을 할 역량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국민은행의 상업은행(commercial bank)으로서의 노하우와 외환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를 합쳐 베트남이나 카자흐스탄 같은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행장은 "국민은행이 국내에선 리딩뱅크라는 말을 듣지만 외국에는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 절름발이 대표은행에 불과하다"며 "삼성이나 LG처럼 해외에 나가 현지 고객을 상대로 로컬영업을 할 수 있어야 진정한 대표은행이 된다"고 강조했다. 강 행장은 외환은행 인수시 공정거래법상 독과점이 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금융산업에서 독과점은 은행만이 아니라 카드 등 제2금융권을 포함해 시장점유율이 30%를 넘겨야 하는 것으로 안다"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외환은행 예비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싱가포르계 DBS와 하나은행의 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DBS는 하나은행 최대주주인 테마섹의 자회사로 최근 방효진 전 하나은행 부행장보를 한국대표로 선임하는 등 하나은행과 인연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DBS 등과 연대,비밀유지약정서(CA)에 사인하고 예비실사 후 결국 인수제안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게 금융계 관측이다. 한편 예비실사 참여설이 나돌았던 HSBC은행은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HSBC는 국내 법인 설립을 통해 자생적 성장전략을 추구한다는 방침에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장진모·유병연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