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은 9일 업무계획 브리핑 이후 오찬간담회에서 자신의 성격에 대해 "너무 직선적(straightforward)이어서 피해를 보거나 공격을 받을 때도 많다"고 말하면서도 금산분리 원칙 등 금융 현안에 대해 소신있는 의견을 피력,주목을 끌었다. 다음은 윤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산업자본과 금융자본 분리에 대한 견해는. ▶금산법과 금산분리 문제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선행돼야 한다. 이제는 진지한 자세로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금산분리를 완화하면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의 사금고화 된다는 얘기가 있다. 하지만 지금도 차단장치가 있기 때문에 사금고로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민단체에서 '재벌은행'을 만들려고 하는거냐며 절대 안 된다고 한다. 그런 논리로는 진지한 논의가 불가능하다. 사회적으로 중요한 기업들이 시장에 나오고 있다. 국내에 자원이 쌓여 있는데 그런 명분으로 몰아붙이면 누가 인수하겠나. 결국 (투기자본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론스타 같은 곳이 인수할 수밖에 없다. 국내 산업자본이 밉다고 외국자본에 줄 수는 없지 않나. 외국자본 들어오는 것을 찬성하지만,그렇다고 외국자본이 천사는 아니다.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면 금융분야도 더 문호를 개방해야 하나. ▶한·미 FTA의 경우 지금도 늦었다고 본다. 전 세계가 미국시장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다. FTA를 하지 않으면 시장에서 '왕따'를 당할 수 있다. 금융은 개방될 대로 됐기 때문에 한·미FTA가 돼도 괜찮다. 서비스와 농업 부문이 문제다. 변호사 회계사 교육 서비스의 경쟁력이 약하다. 하지만 개방해야 한다. 암참(주한 미국상공회의소)에 가서도 말했지만 경쟁력을 키우는 최선은 경쟁밖에 없다. -생보사 상장은 잘 진행될 것으로 보는가. ▶증권선물거래소에 상장 문제를 떠넘기려 한다는 것은 오해다. 원칙대로 하는 것이다. 생보사 상장은 법으로 할 사항이 아니고 규정으로 풀어가야 한다. 거래소에서 규정을 만들어 오면 금감위는 승인해 주면 된다. 실타래를 푸는 게 내 역할이고,그게 공직자의 자세라고 본다. 공모증자한 생보사가 몇 군데 있다. 우선 쟁점이 덜한 곳부터 단계적으로 상장을 진행하지 않을까 싶다. 상장자문위원회에서 상반기 중 규정을 만들지 않겠나. 그러면 하반기부터는 상장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KT&G에 대한 적대적 M&A와 관련,제도 개선할 계획이 있나. ▶국내 금융시장이 자유화되고 개방됐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지분율이 40%를 초과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A의 위험에 대한 노출은 언제든지 있다. 공격과 방어 수단이 공정해야 하기 때문에 현재 심층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까지 특별히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거나 조치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삼성이 사회환원 등 여러 조치를 내놓았다. 이에 대한 평가는. ▶아마 죽을 맛이겠구나 생각한다. 미국 일본 등지의 4개 업체가 라인업을 만들어 삼성 타도를 외치고 있다. 유럽에서도 노키아가 '타도 삼성'을 얘기하고 있다. 밖에 나가서는 이런 기업들과 경쟁해야지,국내에 들어와선 사회봉사해야지,샌드위치 신세인 것으로 보인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넓게 생각하면 안타깝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