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화끈한 골잔치를 벌이며 17년 만에 'LA 무승 징크스'를 털어냈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9일 낮(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남부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열린 지난해 미국프로축구(MLS) 우승팀 LA 갤럭시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22분 이동국의 선제 결승골에 이어 후반 30분 김두현,33분 이천수의 연속골이 터지며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89년 8월 말보로컵 3,4위전에서 미국을 꺾은 이후 17년간 지긋지긋하게 이어져 온 LA 공식경기 무승(13전 8무5패)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지난 5일 미국과의 비공개 평가전(2-1승)은 공식경기가 아니어서 LA에서 치른 역대 대표팀 전적은 3승10무9패가 됐다.


이번 해외 전훈 중간성적은 3승1무2패(미국전 제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예상대로 박주영-이동국-이천수를 스리톱으로 세운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포백 라인엔 왼쪽부터 김동진 김진규 최진철 조원희가 섰고,중앙 미드필드에는 이호와 김남일이 나란히 포진했다.


단 애초 전망과는 달리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백지훈 대신 김두현이 선발로 출전,공수를 조율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공격 주도권을 잡아 나갔다.


전반 17분 길레르모 곤살레스의 프리킥에 이은 타이론 마셜의 헤딩슛이 골키퍼 이운재의 손을 스쳐 골대 맞고 튀어나오며 잠시 위기를 맞았으나 5분 뒤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졌다.


이천수가 상대 미드필드 오른쪽에서 감각적인 힐 패스로 중앙으로 내준 볼을 이동국이 몸동작만으로 수비를 따돌린 뒤 강한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고,볼은 상대 오른쪽 골대로 빨랫줄처럼 빨려들어갔다.


지난해 11월16일 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의 평가전(2-0승)에서 추가 골을 넣은 뒤 골가뭄에 시달렸던 이동국은 일곱경기 만이자 이번 해외 전훈 중 첫 득점포를 가동하며 해결사로서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후반 시작하면서 골키퍼 이운재를 빼고 조준호를 투입한 한국은 30분 추가골이 터지며 승리를 확신했다.


김남일이 상대 페널티지역 오른쪽까지 파고든 뒤 크로스를 올렸고,이를 이동국이 헤딩슛으로 연결한 게 크로스바를 맞고 흐르자 김두현이 번개 같이 달려들어 오른발 강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바로 직전 이동국과 교체 투입된 정경호가 하프라인에서 상대 수비를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패스 연결로 이천수에게 골키퍼와 단독으로 맞서는 기회를 만들어줬고,이천수는 아크 정면에서 차분하게 오른발슛으로 쐐기포를 터뜨렸다.